메리츠증권 최석포 애널리스트는 4일 현 시점에서 삼성전자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주요 D램업체들의 감산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올해 연초에 이어 다시 D램업체들의 감산설이 증시에 나돌고 있으며 이는 과거 D램업체들이 감산을 단행했던 향수를 떠올리면서 무의식적인 기대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가격대에서는 싱크로너스 D램을 생산하는 전세계 D램업체들이 모두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며 업계 최강의 원가경쟁력을 가진 삼성전자조차도 6월들어서는 램버스 D램과 16메가 EDO D램을 빼고는 전체 D램 제품에서 손실을 내고 있다는말이 나올 정도인 상황이 이같은 감산설을 낳고 있다고 최 애널리스트는 지적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지난 97년 1∼8월중 삼성전자.현대전자.LG반도체.NEC.E도시바.히다치.미쓰비시.후지쓰 등 8개사가 단행했던 감산에서 각종 폐해가 나타나면서 감산이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감산 기간 실제로 이득을 제일 많이 본 업체는 감산에 참여하지 않은 마이크론과 대만업체들이었으며 반대로 손실을 제일 크게 본 업체는 감산 분위기를 주도했고 원가경쟁력이 가장 우수했던 삼성전자였다고 그는 설명했다. 감산업체들이 생산통제 없이 출하량만 통제, 감산업체들은 재고증가로 이어진 반면 비감산업체들은 생산설비를 풀가동해 가격안정의 혜택을 톡톡히 누렸다는 사실이다. 최 애널리스트는 현재 D램 시장은 과거와 달리 수요부진에 직면, 공급량을 줄인다 해도 D램 수요자가 물건을 높은 가격에 살 수 있는가 하는 원론적 문제에 부딪히며 감산이 단행되면 일정 시장점유율 물량이 통제돼야 하나 현재 D램 업계 판도로는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보다 현실적으로는 시장점유율 20%대에 있는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아직까지는 감산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특히 삼성전자는 과거 감산의 폐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이에 매우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오히려 그간 확보한 재원을 바탕으로 이번 기회를 D램산업의 구조조정을 확실히 하는 계기로 삼아야한다는 내부 여론이 앞서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기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