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등으로 최대 주식 공급 세력이었던 상장기업이 올 들어 자사주 취득을 크게 늘려 주요 주식 매수 세력으로 등장했다. 18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상장기업이 사들인 자사주 취득 물량은 1조8천7백45억원어치로 같은 기간 유상증자로 공급한 주식 물량 1조3천3백21억원어치를 웃돌았다. 상장기업의 주식 수요가 주식 공급을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상장기업이 증시 최초로 매수세력으로 등장했다는 의미가 있다. 상장기업은 IMF체제 이후 유상증자를 포함한 구조조정 노력으로 부채비율을 크게 낮춰 이제 더 이상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이 크게 필요없는 상태라고 삼성증권은 분석했다. 또 공정거래위원회가 30대 대기업집단에 적용하고 있는 출자총액 제한에 따른 한도초과분(순자산의 25%)의 처분시한을 2002년 3월 말에서 1년 더 연장시킨 것도 주식 공급 부담을 완화시켰다고 설명했다. 특히 98년 이후 대규모 유상증자로 상장기업의 현금흐름이 좋아진 상태에서 국내 기업이 주가안정과 주주가치 증대를 목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어 주주 중심의 경영이 정착되고 있다고 삼성증권은 평가했다. 삼성증권은 이와 함께 올해 연기금의 주식투자 규모가 5조∼6조원에 달할 전망이며 국민연금의 경우 2004년까지 총자산의 10% 가량을 주식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승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증권분석팀장은 "상장기업과 연기금의 주식투자 확대는 장기투자 성격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이같은 수급의 변화가 수급불균형에 따른 국내 주식의 저평가 상태를 해소시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