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슨전자와 세원텔레콤은 코스닥시장내 대표적인 이동통신단말기 제조업체다. 하지만 이들 두회사의 경영스타일은 확연히 다르다. 텔슨전자가 "내실경영"에 치중한다면 세원텔레콤은 "규모의 경제"를 중시한다. 매출에선 세원텔레콤이 앞서지만 주가는 텔슨전자가 박빙의 우위를 나타내고 있는 것도 이같은 경영스타일을 반영한 결과로 분석된다. 증권 애널리스트와 외국인은 "공격경영"보다 수익성위주의 "가치경영"에 후한 점수를 매기는 분위기다. ◇시장평가=단말기 보조금 폐지 이후 단말기 생산 업체들은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이들 두 회사의 주가와도 무관하지 않다. 텔슨전자는 노키아에 대한 공급이 지연되고 올 1·4분기 적자전환으로 올초 25%에 달하던 외국인 지분이 7.8%로 낮아지면서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세원텔레콤도 지난달말 6천만달러의 외자유치가 무산되면서 시장의 신뢰를 잃어 주가가 크게 떨어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증권애널리스트들의 중장기 전망은 대조적이다. 신영증권은 이날 텔슨전자를 투자유망종목으로 추천했다. 3·4분기부터 흑자전환이 예상된다는 게 추천사유다. 세원텔레콤에 대해서는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 현대증권 최인호 수석연구원은 "자본금의 20배를 넘는 2천억원 정도의 순부채가 만만치 않은 부담"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6천만달러 규모의 외자유치가 실패했다"며 "부채비율을 낮추지 못한다면 실적개선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쟁력 비교=매출 규모에서는 세원텔레콤이 지난해 맥슨텔레콤과의 합병 등으로 텔슨전자를 앞섰다. 하지만 수익은 비슷한 수준이다. 세원텔레콤은 지난해 매출 4천39억원에 순이익 85억원을 기록했다. 텔슨전자는 매출 2천8백74억원,순익 61억원이었다. 핵심기술을 수입에 의존하는 업종 특성상 기술력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게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지적이다. 기업의 경영스타일이 곧 경쟁력의 차이로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이는 재무제표에 그대로 드러난다. 세원텔레콤의 순부채(차입금-현금 및 현금등가물)는 2천1백억원에 이른다(최인호 수석연구원).반면 현금보유액은 94억원에 불과하다. 분기당 60억원 가까이가 이자비용으로 지출되고 있어 부채비율은 1·4분기 현재 지난해말보다 60% 증가한 5백58%를 기록하고 있다. 어차피 부가가치가 높지 않은 사업인 만큼 매출을 늘려 재무리스크를 '헤지'하겠다는 공격적인 경영전략의 결과다. 텔슨전자는 이와 반대다. 철저한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고집하고 있다. ◇투자전략=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텔슨전자에 대해 '노키아 효과'를 들어 중장기매수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세원텔레콤에 대해서는 유보적이다. 신영증권 노근창 코스닥팀장은 "텔슨전자가 전세계 단말기 시장의 35%를 차지하고 있는 노키아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키아가 동북아 및 남미마케팅에 대한 마케팅을 본격화한다면 최대 수혜자는 텔슨전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