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뮤추얼펀드 운용회사인 피델리티가 국내에서 본격 영업을 시작하면 투신업계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올 전망이다. 1조달러가 넘는 자산을 운용하는 노하우도 빼어나지만 거미줄처럼 얽힌 세계 네트워크를 활용한 투자전략도 국내 투신사와는 한차원 다르기 때문이다. 피델리티는 특히 한국에 저금리기조가 정착되고 개인연금이 본격 도입될 경우 장기 주식투자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어 이들을 잡기 위한 국내투신사와의 한판 승부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내 영업 확대 계획=크게 두단계로 이뤄진다. 첫번째는 한국에서 팔고 있는 해외 뮤추얼펀드의 확대.피델리티는 현재 기술주펀드와 텔레콤펀드 등 2개의 해외 뮤추얼펀드를 팔고 있다. 브렛 구단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아태지역 본부장은 "오는 19일부터는 금융주펀드 등 5개의 섹터(주제별)펀드를 추가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피델리티가 자랑하는 7개의 섹터펀드를 한국에서 모두 선보여 한국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다. 두번째는 한국내 직접 영업이다. 피델리티는 이를 위해 한국에 1백% 출자한 자산(투신)운용사를 올해 안에 설립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내 전용펀드를 개발,판매함으로써 국내운용사와 본격적인 경쟁을 벌인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국영업 강화 배경=무한한 잠재력 때문이다. 현재 한국 개인자산의 주식비중은 6%대에 불과하다. 90%는 은행예금에 몰려 있다. 저금리기조가 정착되고 미국의 401K와 같은 연금제도가 도입되면 뮤추얼펀드 시장은 엄청나게 커질 것으로 피델리티는 보고 있다. 더글라스 네이스미스 피델리티 아·태지역 기관영업 이사는 "한국시장이 일본에 이어 아시아 2위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증시의 상승가능성도 한 요인이다. 피델리티는 한국에도 세계적인 기업이 많지만 기업가치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기업지배구조 노사관계 회계의 투명성 등이 점차 개선되고 있어 주가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홍콩=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