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종합지수와 코스피선물이 사흘째 조정을 보이며 이번주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9일 연중최고수준에 도달한 단기 급등 뒤 미국 뉴욕증시가 경기회복 지연 우려감에 지지선이 붕괴되자 단기 매도심리가 앞섰다. 미국 증시가 조정을 보이자 거래소에서 외국인이 매도편으로 돌고, 선물시장에서도 신규매수가 지속됐으나 억제됐던 매도플레이가 기승을 부리면서 포지션 변동상황을 점검하는 "외국인 쳐다보기" 장세가 지리하게 펼쳐졌다. 시장베이시스 역시 현선물약세 속에서 백워데이션이 빈발, 프로그램 매매 변동성이 다소 커진 가운데 6월물 선물옵션 만기일이 다가오면서 거래자들의 시선이 매수차익잔고 청산시점을 찾는 전략에 집중되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지난 4월 이래 상승기를 누리는 과정에서 지수가 주요 심리적 지지선인 5일 이동평균선 밑으로 떨어진 영향으로 5일선이 20일선을 하향돌파하는 단기 데드크로스가 발생, 단기 조정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지지력 확인요구가 강해졌다. 금요일에는 주말을 앞두고 일부 포지션 청산이 일어난 데다 이날 나오는 미국의 5월중 실업과 산업동향 등 경제지표가 악화되리라는 전망이 우세, 하락조정됐다. 지표와 반응을 확인하고 가자는 관망세가 팽배, 거래 참여가 저조했다. 미국의 실업률은 주간 실업수당 신규청구건수가 증가하는 가운데 지난 4월 4.5%에서 5월에는 4.6%로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의 산업활동을 나타내는 전국구매관리자협회(NAPM) 지수는 지난 4월 43.2에서 43.5로 다소 개선될 것이나 여전히 기준선인 50에는 못미치리라는 전망이다. 6월을 여는 첫날인 1일 코스피선물 6월물은 전날보다 0.80포인트, 1.05% 떨어진 75.25로 마감, 지난 5월 18일 이래 다시 75대로 내려섰다. 미국 메모리얼 데이 휴일로 지난 5월 29일 79.10까지 올라 주간 최고점을 기록한 뒤 악재를 안고 시작된 미국 영향권에 놓이면서 사흘간 떨어졌다. 이날 장중 저점인 74.85는 주간 최저점으로 기록됐다. 종합지수도 지난 5월 25일 633.16에 이어 5월 29일 632.09으로 연중 최고수준을 뒤로하고 사흘째 하향하며 이날 장중 603.84까지 떨어지는 약세 속에서 607.07로 마감했다. 그러나 시장관계자들은 중장기적으로 추세가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이른 상황이라고 말한다. 국내 구조조정 현안들에 대한 해결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긴 했으나 타결 자체가 국내외적으로 신용도 제고와 함께 금융시장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6월에 들어서면서 4월 이래 상승이 한풀꺾이는 분위기고 미국의 다섯 번째 금리인하에 추가 금리인하 얘기가 나오면서 장이 견뎌주고 있으나 아직 경기나 기업실적 회복으로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현실과 기대 사이에서 기대에 무게를 두며 단기급등하던 주가가 전고점 잠시 돌파 이후 60주 이동평균선인 650에 다가갈 힘을 잃고 현실의 벽에 부딪히며 일단 조정국면에 돌입한 이상 다시 지지선 구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투자자나 펀드매니저들은 경기회복이라는 단비를 기다리다 가뭄에 쩍쩍 갈라지는 애타는 마음에 여름휴가를 떠나는 게 낫다고 서둘러 판단하기에 앞서 "한숨 돌리며 확인하자"고 말한다. LG투자증권 관계자는 "국내 증시에 대해 중장기적인 시각은 긍정 편에 둘 필요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미국과 동조화를 보이고 미국쪽의 상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미국 나스닥 2,000선지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 실업이나 산업동향이 좋지 않아 단기적으로 지수가 580선까지 밀릴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단기 조정 이후에는 매도압력이 줄면서 상승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빛증권 관계자는 "4월 이래 미국이나 국내 주가가 상승한 이후 오름폭의 30% 가량의 조정이 예상된다"며 "단기 추세가 깨져 600대의 20일선을 지켜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6월 선물옵션 만기일이 다가오면서 외국인 매수전략이 읽혀 향후 이들의 동향이 주가변동성을 자극할 것"이라며 "베이시스 변동성과 함께 차익잔고를 잘라내는 작업도 병행될 것이어서 다음주는 수싸움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