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희진 < 한국증권硏 연구위원 >

금융 산업은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다.

하지만 위험 관리의 실패 등으로 일시에 망할 수도 있을 정도로 위험도가 높다.

특히 증권산업에 있어서는 내재하는 위험의 정도가 다른 금융산업에 비해 더 크다.

또 환경변화에 영향도 많이 받는다.

급변하는 대내외 금융환경의 변화 속에 현재 우리 증권산업의 좌표를 설정해 봄은 시급한 일이라 하겠다.

우선 최근 세계 금융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금융시장의 국경이 없어지는 세계화 현상, IT혁명에 의한 정보기술화 현상, 간접금융에서 직접금융으로 옮아가는 증권화 현상, 그리고 은행 증권 보험의 업무 영역 구분이 없어지는 겸업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국제 금융산업의 변화에 영향을 받아 국내 금융산업의 변화도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 되고 있다.

앞으로 금융산업의 규제완화와 개방화는 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이다.

반면 금융산업의 건전성 및 안정성 확보를 위한 감독과 규제는 강화될 것이다.

또 겸업화와 대형화가 추진되고 개별 금융기관에 대한 투명성과 책임성 제고를 통해 경영진에 대한 견제가 강화될 것이다.

그러한 결과로 외국계 금융기관의 비중이 확대되고 대내외적 금융기관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시기적으로도 국내 금융 산업에 있어 기업에 자금을 효율적으로 공급해 주는 투자은행업의 활성화가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 증권회사들은 1975년 5월1일 수수료 자유화가 이루어진 이후 브로커리지 부문의 수익 비중이 약 50%에서 최근엔 약 15% 정도로 감소되었으며 투자은행업무의 수익 비중이 평균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증권회사의 투자은행 업무의 방향과 활성화 조건을 간략히 살펴본다.

투자은행 업무의 방향으로는 우선 발행자인 기업의 필요성과 발행증권에 대한 투자자를 동시에 만족시켜 줄 수 있는 기업금융 부문의 기능 확대를 들 수 있다.

그 다음으로는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하여 예방적 구조조정 기능을 가진 M&A 업무 및 부실증권 관련 다양한 수단을 이용한 구조조정 업무 참여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또 조만간 허용될 것으로 기대되는 일임 랩어카운트는 고객들이 증권회사의 우열을 가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증권산업의 구조개편을 가져올 수 있는 주요 투자은행 업무중 하나다.

장외 파생상품은 고위험 고수익 상품인 동시에 기업이 지니고 있는 위험을 관리하는 수단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이므로 위험 관리의 능력을 포함하여 상당한 노하우가 필요되는 투자은행 업무다.

이런 투자은행 업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문도 있고 증권회사 스스로의 준비가 필요한 부문도 있다.

우선 제도 개선 부문에서는 현재 열거주의 형식의 유가증권 개념의 폭을 확대하여 증권회사가 자유로이 기업의 필요에 맞는 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을 구비함이 필요하다.

창의적으로 개발된 신 금융상품에 대한 법적 보호를 해주는 장치도 요구된다.

증권회사 스스로는 이러한 일을 잘 하기 위한 전문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또 새로운 업무에 대규모 자금이 필요할 경우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이와함께 투자은행업무는 위험 요소가 크므로 내부 통제 및 위험 관리 체제를 개선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