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은 외환수급 상황이나 원화자금 사정, 국내 증시상황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변동한다.

지난 99년 외환자유화 조치로 국내 외국환은행과 비거주자간 NDF(Non-Deliverable Forwards.차액결제선물환) 거래가 허용된 후 NDF거래와 원화환율 등락간 상관관계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선물환 거래는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손을 회피(hedge)하기 위해 일정기간 후 특정 통화를 일정한 값에 사거나 팔기로 미리 약정해두는 것이다.

원화 금융자산에 투자한 비거주자 A가 한달 후 달러당 1천2백원에 1백만달러를 사겠다는 주문을 냈다고 가정하자.

거래 상대방인 국내 외국환은행 B는 A의 주문을 받아 한달 후 달러당 1천2백원에 1백만달러를 팔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다.

한달 후 원화환율이 1천3백원으로 올랐을 경우 일반 선물환 거래에선 A는 B에게 12억원(1천2백원 x 1백만달러)을, B는 A에게 1백만달러(1백만달러 x 1천3백원=13억원)를 줘 만기정산한다.

반면 NDF는 만기에 계약원금은 교환하지 않고 최초 계약한 선물환율(1천2백원/$)과 만기일 지정환율(1천3백원/$)간의 차액(1억원)만을 지정통화(통상 미국 달러화)로 결제한다.

위 경우엔 B가 A에게 7만6천9백23달러(1억원/1천3백원)를 지급한다.

원화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convertible) 돈이 아니어서 통상 달러화로 결제하는 것.

해당 통화를 교환해 총액결제하지 않아 결제금액이 적게 소요되고 이익금 환전에 따른 불편도 없어 NDF는 투기거래에 유리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9년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총 20개월 중 14개월(70%)간 비거주자의 NDF 거래방향과 현물환율 변동방향이 일치했다.

비거주자의 NDF매도(달러매도·원화매입)는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화 공급을 늘려 현물환율 하락을 가속화시켰고, 반대로 NDF 매입(달러매입.원화매도)은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화 수요를 증가시켜 환율 상승에 한몫했다는 것.

이는 비거주자의 NDF 주문을 받는 국내 외국환은행이 NDF 거래에 따른 환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대부분 현물환 커버거래(반대매매)를 하기 때문이다.

원화환율 상승을 예상한 비거주자 A가 NDF 매입을 늘리면 거래 상대방인 국내 외국환은행 B의 NDF 매도도 함께 증가한다.

이 결과 B는 환위험에 노출돼 B자신도 환위험을 헤지해 놓지 않으면 위의 예처럼 A에게 일방적으로 돈을 지급하고 손해를 볼 수 있다.

따라서 B는 환율상승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화를 미리 매입해 놓는다.

이는 현물환 시장의 달러화 수요 증가로 이어져 결국 환율상승을 부추기게 된다.

반대로 A가 원화환율이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 NDF 매도를 늘리면 B의 NDF 매입.현물환매도로 이어져 환율 하락폭을 확대시키게 된다.

올 1.4분기 국내 외국환은행의 일평균 NDF 거래 규모는 약 5억달러로 전체 외환거래 규모(약 36억달러.은행간 장내거래 기준)의 14% 수준이다.

NDF 뉴욕시장(한국과 14시간 시차)의 종가(終價)는 국내 외환시장 딜러들이 개장 초 매매거래 주문시 참고해 국내 외환시장의 시가(始價) 형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