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개장가에 변동요인을 흡수한 후 장중 움직임이 둔해지는 최근 행보를 되풀이했다.

박스권 거래범위가 차츰 위쪽으로 올라가고 있으나 뚜렷한 방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4.70원 오른 1,306.5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환율은 달러/엔이 뉴욕장에서 오른 만큼을 반영, 박스권 거래수준을 넓혔으며 원화의 엔화에 대한 비율을 아래쪽으로 약간 조정해 100엔당 3원 정도가 떨어졌다. 전날 한국은행 관계자가 물가관리 차원에서 ''원-엔 연결고리 약화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으나 시장은 시큰둥하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어제 한은관계자 발언으로 막판 환율이 떨어지기도 했으나 (엔화환율을 따라가는)대세는 별다른 지장이 없다"며 "오후에도 오전 거래범위를 탈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어제 장 막반과 같이 달러/엔 추가상승이 없으면 아래쪽으로 끌려갈 가능성이 큰 쪽으로 생각하고 싶다"고 전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그동안 달러/엔이 미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밑쪽을 테스트하다가 위쪽으로 다시 돌아섰지만 뚜렷한 방향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달러/엔이 추가상승하면 오후장에서 1,310원 근처까지 가능해 보이나 사자나 팔자 모두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달러/엔 환율은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

달러/엔은 뉴욕장에서 9일 뉴욕장에서 일본 경제개혁 조치의 지연 가능성 등으로 한때 122.44엔까지 상승하기도 했으며 5일중 최고치인 122.18엔에 마감했다.

도쿄장에서 달러/엔은 최근 동향지표로 작용하고 있는 닛케이지수가 혼조세를 보이고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 122.20엔대를 주무대로 방향탐색이 한창이다.

시장거래자들은 122∼122.10엔대가 지지선으로, 122.40∼122.50엔대가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일본 고이즈미 총리의 경제 회생 의지가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현 의회 회기중 금융기관보유주 매입을 위한 펀드조성 안건을 마무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전날 골드만삭스 아시아의 케네스 커티스 이사는 홍콩에서 열린 포천 글로벌 포럼에서 일본경제가 "자정 5분전의 위기상황에 처해있다"며 "엔화가치가 지난 1990년의 160.2엔이나 1997년의 147엔대로 폭락할 당시와 같은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닛케이지수는 혼조세를 보인 끝에 전날보다 0.33% 하락한 1만4,038.78에 오전장을 마감했다.

오전중 역외세력은 달러/엔 오름세를 보고 달러매수에 나서기도 했으나 규모는 크지 않았으며 업체들은 여전히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은 달러매수초과(롱)포지션으로 환율 상승을 이끌기엔 약간 어려운 상황.

환율은 밤새 뉴욕장에서 달러/엔이 122엔대, NDF환율이 1,308원까지 올라선 영향으로 전날보다 6.20원이나 높은 1,308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환율은 개장 직후 한동안 1,305∼1,306원대를 횡보하다가 달러/엔 하락을 타고 1.304.50원까지 가라앉았으나 이내 반등, 1,306원대에서 주로 거래됐다.

한편 크레디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 증권은 한국경기가 바닥에 도달한 것으로 보여 올 국내총생산(GDP)성장률 전망을 3.3%로 높이고 하반기 국가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CSFB는 3개월 달러/원 환율 전망을 1,360∼1,390원으로 수정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