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극히 제한된 움직임 끝에 이틀째 소폭 올랐다.

하루변동폭이 3.90원에 불과했다. 올들어 변동폭이 가장 좁은 날은 지난 2월 27일 2.40원이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30원 오른 1,301.80원에 거래를 마쳤다.

마감 30여분을 남겨두고 달러/엔이 소폭 미끄러지고 한국은행에서 원화와 엔화 비율을 낮출 수 있다는 의사를 표명, 1,301원까지 떨어졌다. 최근 원/엔 환율은 1,070원대에서 주로 움직여왔다.

이와 관련 한 시장관계자는 "달러/엔과의 연동성을 희석시키기 위한 의도로 풀이되며 달러화가 고평가돼 있다는 논리로 보인다"며 "그러나 시장에서는 넓은 테두리에서 보면 역외세력 등이 엔화와 원화를 함께 연동시켜 거래를 하고 있어 이런 의도가 쉽게 먹히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달러/엔 환율외에 환율을 움직일만한 변수들은 없었으며 시장거래자들은 위축된 환율변동성으로 거래의욕을 잃었다.

엔화나 원화나 함께 방향성이 없는 상태에서 시장거래자들끼리도 견해가 조금씩 다른 상황이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이 정체된데다 아무도 쉽게 거래하려 들지 않아 등락폭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이 위로 올라서려는 시도가 번번히 막히는 것을 보면 결국 아래쪽으로 열려있는 것 같다"며 "120.50엔에 걸려있는 옵션벽을 뚫고 아래로 내려서면 달러/원도 급락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시중은행의 딜러는 "대부분 딜러들이 달러팔자(숏)마인드가 강하긴 하나 달러/엔이 122엔을 뚫으면 위쪽으로 보인다"며 "15일로 예정된 미 금리인하가 시장에 반영돼 있음에도 막상 발표이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변수"라고 말했다.

◆ 잠든 달러/엔 환율 = 달러/엔 환율이 약세를 보였으나 움직임은 극도로 위축됐다.

달러/엔 환율은 뉴욕장에서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한 일본정부의 조치가 예상보다 지연될 것이라는 당국자 발언에 따라 한때 122엔을 넘어섰으나 미국의 1분기 생산성지수가 6년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오름폭을 줄인 끝에 121.40엔에 마감했다.

달러/엔은 도쿄에서 닛케이지수가 차익실현 매물로 하락세를 보이고 무디스가 일본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할 것이란 설로 인해 121.80엔대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121.50∼121.90엔 범위에서 극히 제한된 움직임을 보였다. 달러/원 환율변동성을 제한시킨 주요인.

시장관계자들은 일본의 구조개혁 지연가능성과 11일 발표될 미국의 물가지수 움직임에 주목하면서 어느 한쪽으로 쉽사리 기울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환율은 8일 뉴욕장에서 달러/엔과 NDF환율이 소폭 오름세를 탄 것을 빌미로 전날보다 2.50원 높은 1,303원에 출발했다.

개장 직후 환율은 달러/엔 움직임에 동행하면서 수급이 균형을 이룬 가운데 1,303∼1,304.60원의 극히 좁은 범위내에서만 거래되며 1,304.20원에 오전거래를 마쳤다.

오전보다 0.30원 오른 1,304.50원에 오후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달러/엔이 121.80엔대로 뛰어오르자 이날 고점인 1,304.9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환율은 GM이 대우차 인수와 관련 양해각서(MOU)가 맺어질 것이라는 이기호 경제수석 발언과 달러/엔 소폭 하락 등으로 되밀리면서 1,302.80원까지 내려서는 등 이동폭이 다소 커졌다.

이후 환율은 여전히 달러/엔을 따르면서 1,303∼1,304원대에서 횡보하다 장 후반 되밀리면서 1,301원대로 내려앉았다.

장중 고점은 1,304.90원이었으며 저점은 1,301원으로 등락폭은 불과 3.90원에 불과했다.

전날에 이어 순매수를 이어간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810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인 반면 코스닥에서 64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순매수규모가 적어 환율에는 별다른 영향을 못했다.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7억2,33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8억2,86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스왑은 각각 6억2,780만달러, 5억3,900만달러가 거래됐다. 기준환율은 1,303.60원으로 결정됐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