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창투사 등이 국내 코스닥기업의 M&A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국내 주식시장, 특히 코스닥 시장을 ''머니 게임''의 공간으로 활용할 여지가 크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외국인의 경영 참여는 코스닥 시장에서 가장 큰 호재가 돼 주가 급등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A&D(인수후 개발)의 원조격인 리타워텍을 비롯 동특 로커스홀딩스 등 대부분의 피인수 기업들은 외국회사의 경영 참여 후 주가가 수직 상승했다.

여기에 기업 매물도 쏟아지고 있다.

벤처 열풍이 불어닥친 후 수익모델의 한계에 봉착한 코스닥 기업들이 전략적 제휴 등의 형식을 빌려 외국계 자금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증시 침체와 맞물려 매물로 나온 일부 코스닥기업의 인수가격도 크게 낮아진 상태여서 외국계 자금에 의한 코스닥기업 M&A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 왜 인수하나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시세차익이 주된 목적이다.

실제로 코스닥기업 인수 주체들의 면면을 보면 대부분 투자자문회사나 구조조정펀드들이다.

이들은 경영 참여를 통해 인수 회사의 가치를 높인 후 재매각하겠다는 의사를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그러나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경영 노하우를 지닌 외국계 동종 회사라면 모를까 투자자문사 등이 인수 기업의 가치를 높일 능력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이들의 성격은 기업을 일정기간 인수했다가 재매각하는 사실상의 M&A 브로커 정도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씨티아이반도체의 M&A 컨소시엄에 참여한 캐나다계 엘파오창투는 올들어 보호예수가 해제되는 지분을 꾸준히 매각, 차익을 실현하고 있다.

반면 옥션 피케이엘처럼 해외시장 개척 차원에서 외국계에 M&A 대상이 된 사례도 있다.

미국 경매업체 이베이는 인수 배경에 대해 옥션을 아시아 시장의 전초 기지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만의 반도체 포토마스크 제조업체인 포트로닉스는 올들어 시너지효과 제고를 위해 피케이엘 지분 14%를 인수했으며 대주주인 홍콩상하이은행측과 추가지분 매입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옵셔널벤처스도 창투사인 뉴비전벤처캐피탈을 인수, 투자 재원을 확보함으로써 유망 벤처회사에 적극 투자할 의사를 밝히고 있다.

◇ 외국계 M&A 사례 =현재 코스닥기업 중에서 외국인이 최대주주인 곳은 30여개에 달하고 있다.

올들어서만 외국계에 인수된 기업이 10여개에 달할 정도다.

체육복표 사업자인 타이거풀스코리아가 가장 의욕적으로 ''기업 사냥''에 나서고 있다.

타이거풀스는 현재 피코소프트와 한국아스텐엔지니어링의 경영권을 인수했으며 2∼3개 기존 코스닥 출자기업에 대해서도 투자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계 투자자문사인 옵셔널벤처스도 뉴비전벤처캐피탈의 경영권 양수를 목적으로 광주은행으로부터 지분 36%를 인수했다.

이밖에 세종하이테크를 비롯해 덴소풍성 울트라건설 로커스홀딩스 세림아이텍 등이 잇따라 외국계 회사나 창투사에 경영권을 넘겼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