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의 외화표시 채권발행이 활성화될 경우 채권시장도 한단계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국내 채권시장에서 기관투자가들은 지금까지 국고채 통화안정채권 예금보험공사채 등 국공채와 회사채를 주된 투자대상으로 삼아왔다.

앞으로는 달러화표시 채권이나 엔화표시 채권 등 외화표시 채권이 새로운 거래대상으로 등장하게 된다.

산업은행은 국내기업이 발행한 외화표시 채권을 일단 모두 인수하기로 했다.

그후 일부는 자체 투자계정으로 보유하고 나머지는 국내 채권시장에 매각할 방침이다.

산은은 "외화증권 투자가 자유화된 이후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외화증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외화채권의 매각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증권 채권팀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금융회사들이 외화표시 채권에 투자하려면 해외유통시장에서 매입해 왔지만 앞으로는 국내에서도 쉽게 외화채권을 살 수 있게 된다"면서 "기관투자가들은 이에 힘입어 자산운용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산은의 해외채권인수업무를 계기로 외국인의 국내 채권시장 투자도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채권시장이 외국인에게 개방된 지 오래됐지만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그리 활발하지 않은 편이다.

원.달러 환율의 급등락 등 환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컸기 때문이다.

채권수익률은 미국 일본 등 선진외국에 비해 높지만 투자자금을 회수할 때 원.달러 환율이 오르고 나면(원화절하) 실제 손에 쥘 수 있는 수익은 크게 줄어들 수 있는 위험이 상존해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달러화표시 채권은 외국인 입장에서 보면 환리스크가 전혀 없어 투자매력이 그만큼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