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은 16일 LG텔레콤이 증자에 실패함에 따라 향후 자금조달에 부담을 안게 됐다며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했다.

대우증권은 "LG텔레콤이 지난 12~13일 실시한 유상증자 결과 청약률이 34.4%로 조달금액이 당초 목표치였던 3,000억원을 크게 밑돈 1,032억원에 그쳤다"며 "차입금 상환을 위해 추가 자금 조달 부담이 예상돼 실적 호전에서 불구하고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LG텔레콤의 부채비율은 이번 증자로 1,026%에서 660%로 낮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증권 민경세 연구위원은 "LG텔레콤이 올해 상환해야할 차입금 규모는 모두 6,210억원에 달한다"며 "흑자 전환이 예상됨에 따라 영업부문에서 조달된 현금으로 일부 차입금 상환이 이뤄지겠지만 자금조달 부담은 여전히 상존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민 연구위원은 투자의견 중립 유지에 대해 "2대주주인 브리티시텔레콤이 증자에 참여하지 않음으로써 향후 국내 통신관련 투자자산의 처분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으며 동기식 IMT-2000 사업의 불확실성도 여전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브리티시텔레콤과 관련 남용 LG텔레콤 사장은 "브리티시텔레콤이 본사의 자금난으로 아시아지역에 투자한 해외자산을 철수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상태"라며 "LG텔레콤과의 관계가 조만간 정리되는게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브리티시텔레콤은 지난 13일 일본 이동통신서비스업체인 J-폰그룹의 주식 5%를 콜옵션 형태로 5억4,780만달러 매입, J-폰그룹의 모회사이자 일본 3대통신사업자인 저팬텔레콤과의 제휴관계를 강화했다.

한편 이번 LG텔레콤 유상증자에는 1대주주인 LG전자가 1,635만주, 우리사주와 태광산업이 각각 188만주, 204만주 청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텔레콤은 19일 이사회를 열어 실권주 처리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경닷컴 임영준기자 yjun19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