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의 평범한 샐러리맨이 불과 넉달만에 수익률 1백72.85%라는 대박을 터뜨려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한국경제신문과 LG투자증권이 공동주최한 "한경-LG투자증권 비과세 근로자 주식저축 실전 투자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이승호(35.대구시 수성구)씨.

모두 5천1백67명이 참가,지난해 12월15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열린 이 대회에서 이씨는 투자원금 5백만원을 1천3백64만원으로 불렸다.

대회기간 종합주가지수가 2.01% 하락하고 코스닥지수가 0.7% 오른 것을 감안하면 경이적인 성적표다.

더욱이 이씨는 전업 데이트레이더가 아닌 평범한 셀러리맨이다.

LG전자에서 통신장비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증권투자대회에 참가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약세장에서 대박을 터뜨린 그의 투자전략은 무엇일까.

"회사에 다니다보니 시간여유가 없어 주로 주말에 정보를 얻고 투자전략을 세웠습니다.

매매타이밍을 잡기 위해 틈나는대로 경제 및 주식공부를 했고 몇가지 원칙을 정해 철저히 따랐을 뿐입니다"

그의 투자원칙은 한마디로 기본을 지키는 것이다.

가장 쉽지만 대부분의 "개미"들이 가지 못하는 길이다.

이씨가 처음 주식투자를 한 때는 1999년초다.

우리사주를 받으면서 비로소 주식에 관심을 갖게 됐다.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선 것은 작년 여름께.

월급을 모아 저축한 돈 1천만원을 종자돈으로 증시에 뛰어들었으나 폭락장세속에서 원금이 3백만원까지 쪼그라들기도 했다.

"의욕만 앞서 제대로 판세를 읽을 줄 몰랐던 때문"이라는 것이 이씨의 설명.

갓 결혼한 아내가 극구 주식투자를 말려 본전을 찾으면 다 정리하고 그만둔다는 조건으로 겨우 허락을 얻어냈다.

천성적으로 지기싫어하는 성격인 이씨는 이때부터 이를 악물고 공부를 시작했다.

밤에 틈을 내서 증권회사 인터넷사이트 등을 뒤지고 한국경제신문을 꼼꼼히 읽었다.

특히 한경은 증권면뿐만 아니라 산업면 등을 훑어 기업관련 뉴스를 스크랩해가면서 재료를 정리했다.

종목선택의 아이디어를 여기서 얻게 됐다고 이씨는 말했다.

시장과 종목에 차차 눈을 뜨기 시작할 무렵 그는 자신만의 투자원칙을 세웠다.

"지수중심주보다 재료를 가진 개별주를 공략한다""10% 이상 하락하면 손절매한다""거래량이 많은 주식을 택해 손절매의 기회를 넓힌다"등이다.

남은 3백만원을 들고 심기일전해 다시 투자에 나선 것은 작년 8월.

종합주가지수가 700대를 횡보하던 때였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3백만원이 2천만원을 넘어선 것.

투자원칙은 너무나 일반적이었지만 원칙을 철저히 지켰던 것이 성공의 요인이다.

뇌동매매가 없는 것은 물론 손절매 시점을 놓친 적도 없었다.

그는 한경-LG투자증권 투자대회에서도 이같은 원칙을 금과옥조로 삼았다.

낮에 직장일을 하는 만큼 가격변동이 심하지 않은 종목을 2~3개 고른 뒤 비교적 장기보유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러다보니 코스닥 종목보다는 거래소 종목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그는 주가가 상승세를 탈 때도 일주일에 한번 정도 매매주문을 냈다.

증시가 좋지 않을 때는 한달 이상 매매주문을 내지 않고 쉬었다.

휴대용 증권단말기나 휴대폰을 사용하지도 않았다.

매매주문은 일요일에 예약매매를 통해 냈다.

평일에는 점심시간에 모니터 한번 보는 정도였다.

이씨는 "LG전자,신호스틸,현대종합상사,현대건설,신한화섬,태영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짰다"고 말했다.

그는 "안정성있는 종목과 투기성 있는 종목을 골고루 골랐으며 한번 매수하면 2~3주에서 3개월까지 비교적 장기보유했다"고 투자기법을 공개했다.

부도위기설이 나돌던 지난해 12월말 1천2백원대에서 매수한 현대건설주는 올해초 2천6백원대에 팔았다.

LG전자도 1만2천원에서 사들여 1만6천원에 매도했다.

그는 특히 "법정관리중인 신호스틸 1천5백주를 2천원대에 매수했다가 6천원대에 매도한 것이 우승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수익이 난 주식은 대부분 2~3개월 이상 장기보유한 종목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이번에 번 돈은 주식에 투자하지 않고 저축하겠다"면서 "저축이 더 안전하잖아요"라며 웃었다.

그에게 증권투자는 재산증식 수단의 하나일 뿐이다.

증권부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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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호씨 투자원칙 ]

*지수관련 대형주보다는 재료를 가진 개별주를 공략한다

*10% 이상 하락하면 반드시 손절매한다

*거래량이 많은 주식을 택해 손절매의 기회를 넓힌다

*2~3개로 보유종목을 좁힌다

*기업의 미래가치에 큰 비중을 두고 종목을 선택한다

*거래량분석을 기초로 1주일 이상 등락폭을 살펴본 뒤 매도시기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