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반도체, 네트워크 등 기술주가 이끄는 강세를 나타내는 등 주변 변수 호조가 지속됐다.

환율과 금리도 안정적인 여건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의 우호적인 움직임이 이어질 전망이다. 외부 변수가 호전된 만큼 차분하게 내부 요인을 돌아볼 때다.

◆ 반도체, ''조셉 효과'' 여전 = 뉴욕증시가 성 금요일 휴장을 앞두고 악재를 뒷전으로 흘려버렸다. 나스닥지수는 7개월여만에 처음으로 나흘 연속 상승했다. 다우존스지수도 전날 하락세를 털고 일어섰다.

12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13.47포인트, 1.13% 오른 10,126.94를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1,961.43으로 62.48포인트, 3.29% 상승했다.

신규실업수당 청구, 소매판매, 소비자신뢰지수 등 경제관련 지표는 악화된 모습이었다. 그러나 뉴욕증시 투자자들은 개의치 않았다. 상승세에 재빠르게 올라타 차익을 실현하는 데 열중했기 때문이다. 뉴욕증시는 악재는 무시한 채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예컨대 이날 노텔은 재고감소라는 미확인 소문을 타고 급등하며 네트워크 강세를 주도했다. 또 전날 향후 손실이 더욱 커지리라고 예상한 모토롤라도 2.8% 상승했다. 또 램 리서치, 네트워크 어플라이언스 등 반도체장비 및 네트워크주가 실적이 저조하리라고 우려했지만 주가는 올랐다.

반도체주에서는 전날 살로먼 스미스 바니의 조나단 조셉이 투자의견을 올린 효과가 계속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5.96% 상승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앞장을 서 11.6% 급등했다.

◆ 외국인 매수 강도 주목 = 전날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1,760억원 순매수했다. 거래소시장에서는 지난 1월 12일 이후 3개월중 최대 규모인 2,449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이에 힙입어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7.8% 급등하며 20만원선을 회복했다. 종합주가지수는 옵션 만기일에 따른 프로그램 매도 2,114억원의 부담을 거뜬히 소화하며 6.68포인트 상승, 514.21로 마감했다.

외국인투자자의 매매는 미국 증시,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에 연계돼 이뤄지고 있다. 반도체 경기가 반등하리라는 시각이 잦아지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에 대해 외국인은 이날도 우호적인 자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 포항제철 하락, 멎을까 = 반면 포항제철은 실적 악화 우려를 받아 전날 6.27%급락, 8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전중 메릴린치가 실적 악화 전망으로 투자등급을 ''중립''(neutural)으로 하향조정했고, LG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에서도 환율 상승과 철강가격 회복 지연을 이유로 단기 투자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LG투자증권은 포항제철의 1/4분기 실적이 달러/원 환율급등과 철강가격 회복 지연으로 격감하고 2/4분기에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3개월 단기 투자의견을 ''보유''(hold)로 하향조정했다.

포항제철의 지난 1/4분기 매출은 2조7,600억원으로 전년동기비 5%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3,700억원으로 35%, 당기순이익은 1,600억원 수준으로 80% 이상 급감할 것으로 추정됐다. 1/4분기 경상이익은 2,190억원 수준으로 전년동기비 76%나 감소될 것이라 예상했다.

◆ 국민, 주택은행 합병효과 반감 = 주택은행은 전날에도 합병 재료를 이어간 반면 국민은행은 강보합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은행업종지수도 전날보다 0.91% 오르는데 그쳤다.

증시 관계자들은 두 은행의 합병에 대한 기대감이 전날 상당 부분 미리 반영됐기 때문에 상승폭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또 합병 비율 외에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는 실망감도 제기됐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정부가 나서자 마지못해 합병 협상을 매듭짓는 모양이 좋지 않았다는 점이 재료로서의 가치를 떨어트렸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한경닷컴 백우진기자 chu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