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격언에 "이유없는 상승세가 가장 무섭다"는 말이 있다.

그런 일이 현실로 나타났다.

미국주가가 11일(한국시간) 별다른 이유 없이 급등하자 여의도 증권가 사람들의 얼굴엔 미소가 흘렀다.

겉으로는 ''강력한 지지선이었던 다우주가 10,000선 회복,나스닥지수 1,800선회복이 의미있는 것''이라고 입을 열었지만 속으로는 ''이유없는 강세''에 무게를 두었다.

지난 6일 미국증시 랠리는 델 컴퓨터의 실적 발표가 기폭제가 됐다.

실적이 당초 우려했던 것 보다 ''선방''한 것으로 나타나자 시장이 흥분했다.

그러나 주가 급등에 대한 논리로는 빈약하다는 것이 여의도 사람들의 진단이었다.

그런 예감을 증명이라도 하듯 미국주가는 지난 주말과 주초에 곧바로 미끄러지고 말았다.

그러나 11일 상황은 달랐다.

강세를 설명할 만한 뚜렷한 이유를 찾기가 어렵다.

이에 대해 여의도 사람들은 "더 이상의 악재가 없을 것으로 보는 것 보다 훌륭한 호재가 없다"고 평가했다.

지난 6일의 랠리보다 11일의 랠리에 훨씬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국내주가에 대한 해석도 비슷하다.

호재로 인한 상승은 ''약발''이 떨어지거나 사실무근으로 밝혀졌을 경우 주가가 폭락할 가능성이 높은 데 비해 이유없이 주가가 오르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SK증권 박용선 부장)라는 것이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