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 반등인가,하락추세의 끝인가.

주가가 모처럼 큰 폭으로 반등했다.

지난 4일 2년2개월여만에 500선이 붕괴됐던 종합주가지수는 6일 다시 500대를 거뜬히 회복했다.

장중 한때 518.20까지 오르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주가가 이처럼 반등하자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인지,아니면 바닥권을 확인한뒤 나타나는 상승추세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과정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술적 반등론을 펴는 사람들은 전날 미국주가의 급등과 외환당국의 고강도 시장 개입에 따른 환율및 금리하락에 기인한 ''반짝 장세''라는 견해를 내비치고 있다.

반면 하락추세의 끝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미국주가가 기업실적의 호전을 바탕으로 반등한 점에 비춰 미국및 국내주가 모두 바닥권을 형성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아직까지는 기술적 반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내외 악재와 변수가 워낙 산적한 만큼 언제든지 주가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종가가 500을 넘었다는 점에서 종합주가지수 500은 당분간 주가급락을 방지하는 지지선 역할을 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기술적 반등이다=미국주가의 급등에 따른 반등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전날 미국주가가 급등한데다 환율및 금리하락이라는 가격변수의 안정에 따라 주가가 일시적 오름세를 나타냈다(박준범 LG투자증권 연구위원)"는 것이다.

따라서 "주가가 완만하게나마 상승추세를 지속할 것으로 속단하기는 이르다(온기선 동원경제연구소 이사)"고 이들은 보고 있다.

기술적 반등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주변의 불안요소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전날 미국주가가 델컴퓨터의 실적발표를 계기로 큰 폭으로 반등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구실''에 불과할뿐 이라는 시각이다.

미국경기및 국내경기 악화라는 변수가 여전한데다 투자심리와 매수세가 위축돼 있어 반등을 이어가기는 무리라고 보고 있다.

◇의미있는 반등이다=추세적 상승으로 돌아서기는 힘들겠지만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는 진단이다.

"이날 종가가 500선을 지킴에 따라 바닥은 500이라는 점을 확인했다는 점만으로도 긍정적인 만큼 이번 반등을 과소평가해서는 곤란하다(이종우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는 것이다.

이들은 특히 한국주가 뿐만 아니라 나스닥지수도 바닥권을 형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나스닥지수가 1,600대 초반에서 9% 가까이 반등한 것은 기술적 반등이상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는 주장도 내놓는다.

이들도 물론 주가가 추세적 상승세로 접어들었다고 보기 힘들다는데 동의한다.

그렇지만 웬만한 악재에도 쉽게 급락하지 않는 내성이 길러진 마당에 나온 반등이라 500에 대한 심리적 지지감은 더욱 강화됐다고 주장한다.

◇외국인이 관건이다=최근 국내 주가는 ''미국주가→외국인 매매태도 변화→국내주가''라는 공식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미국주가가 내리면 외국인은 국내에서도 주식을 내다판다.

미국주가가 오르면 적극적으로 사들인다.

투신사등 기관의 영향력이 현격하게 축소된 상태이다보니 국내증시는 나스닥시장의 축소판이 된 느낌이다.

이런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분수령은 다음주가 될 전망이다.

다음주에는 미국의 야후 GM 램버스등 굵직한 기업이 1·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이 결과에 따라 외국인의 국내증시에서의 매매태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의 매매태도를 주시하되 500언저리에선 낙폭과대주에 대한 저가매수에 나서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