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1,350원에 대한 경계감에 초반 강세에서 물러섰다.

이날 열린 금융정책협의회 결과는 외환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개장초 회의결과에 대한 경계감이 강했으나 별다른 소식이 전해지지 않자 오름세를 조금 넓히는 분위기였다.

오후에도 5일 휴장과 달러/엔 동반조정세에 맞춰 쉬어가자는 분위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 환율이 쉽게 126엔을 뚫고 올라설 것 같지 않다"며 "두 나라 통화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돼 오후 환율은 1,344∼1,350원 범위 거래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 1,343.70원보다 5.00원 오른 1,348.7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달러/엔 환율은 125엔대 후반에서, 달러/원 환율은 1,340원대 후반에서 동반조정세를 형성하고 있다.

장 후반 달러매도초과(롱) 상태인 일부 은행권에서 달러되사기가 나와 1,345원대에서 1,348원으로 단계를 조금씩 올렸다.

이날 무엇보다 엔화 환율안정세가 원화 환율의 안정적인 흐름을 유도했다.

달러/엔 환율은 전날 뉴욕장에서 125.48엔에 거래가 마감된 후 도쿄장에서 소폭 상승했다. 당초 이날 발표키로 했던 긴급경기대책 발표가 6일로 연기됐다는 소식에 126엔대 진입을 꾸준히 시도했으나 상향돌파에는 실패한 채 125.80∼125.90엔대를 맴돌고 있다.

금융정책협의회에서는 당초 예상됐던 외환시장 안정책이 나오지 않은 채, "당국은 현 수급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필요시 적절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수준의 발언만 나왔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 환율이 상승추세인데 특별한 대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다"면서 "시장에서는 단지 국책은행의 소규모 물량공급만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시장분위기는 여전히 달러매수(롱)쪽임을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업체들은 이날 1,350원대에서 물량을 쌓아두고 1,350원 상향돌파를 저지했으며 결제수요는 거의 없는 상태다. 달러가수요는 거의 누그러졌다.

앞서 오전중 환율은 역외선물환(NDF)시장 환율이 1,350원을 회복한 점을 반영, 1,347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개장초 오름세를 타며 1,350.50원까지 상승했으나 1,350원에 대한 경계감과 금융정책협의회 결과발표를 기다리면서 차익실현매물이 나와 밀렸다.

달러화는 1,344.10원까지 밀리기도 했으나 이내 저가인식 매수세가 나오면서 1,345원을 넘은 수준에서 거래됐다.

한편, SG증권은 이날 통화당국이 달러강세 추세에 맞서는 것을 회의적으로 보고 달러/원 6개월 전망치를 1,430원으로 유지했으며 예상보다 빨리 1,400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