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이 3일 달러당 1천3백50원대에서 강력한 구두경고와 시장개입에 나서면서 원화환율 급등세가 다소 진정됐다.

그러나 외환시장에선 엔화환율 등 대외변수에 따라 환율의 추가상승 여지가 많다는 시각이 강하다.

정부는 1.4분기 23억달러의 경상흑자를 감안할 때 최근 사흘새 50원 가까이 뛴 환율은 분명 ''비정상''이란 인식이다.

김용덕 재경부 국제금융국장은 이례적으로 이날 브리핑을 통해 외환당국의 이런 시각을 강하게 전달했다.

산업은행은 오전중 1천3백50원선을 넘기자 1억달러 가량의 보유 달러를 풀어 오름세를 식혔다.

그러나 외환딜러들은 환율 상승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걱정하면서도 추가 상승을 점치고 있다.

''1달러=1백30엔=1천4백원''의 시나리오까지 나왔다.

환율이 더 오를 것이란 예상 아래선 보유 달러를 움켜쥔 채 달러를 더 사려는 불안심리가 쉽사리 사그러들기 어렵다.

살로먼스미스바니는 2일자 주간보고서에서 "시장을 지배하는 것은 불확실성과 국제경제에 대한 신경쇠약"이라고 꼬집으면서 3개월 뒤 환율을 1천4백원으로 전망했다.

결국 원화환율의 향방은 국내 외환수급보다 엔화환율에 달려 있는 셈이다.

정부가 미.일간 엔저 용인 합의가 없었다고 강조했지만 엔화의 불확실성은 고스란히 국내 외환시장에 전염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