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시 폭락 영향으로 약세 출발했던 종합지수가 ''현대 리스크''를 넘어서며 하락세를 소폭으로 막았다.

뉴욕발 악재가 전날 나스닥선물을 통해 미리 반영된데다 현대건설에 대한 출자전환 및 신규자금 지원이 확정되면서 속락이 저지됐다. 그러나 코스닥지수는 지수관련 대형통신주와 함께 비교적 큰 폭 떨어졌다.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삼성전자 등 337억원, 코스닥에서 한통프리텔 등 176억원을 순매도했다.

거래소에서 외국인은 은행주도 집중적으로 처분했다. 현대건설 처리방안이 기업의 부담을 은행에 전가한 것이라는 외국계 증권사의 비판에 은행주 비중축소 행보를 이어간 것.

이에 대해 LG투자증권 박준범 책임연구원은 "외국인은 현대건설 출자전환 및 신규자금 지원에 대해 구조조정 후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에 대한 불신이 높아진 만큼 외국인의 투자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예상했다.

신영증권 김인수 거래소팀장은 "외국인 순매도의 가장 중요한 이유는 미국 증시의 불안정성 때문"이라며 "엔화 약세에 따른 환리스크 노출도 관망세를 부추기는 주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한편 몇몇 종목에 대한 비정상적인 거래로 투자심리가 흐트러졌고 시장에 대한 불신이 증폭됐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29일 종합주가지수는 사흘 연속 하락, 523.80으로 전날보다 4.99포인트, 0.94% 내렸다. 거래는 4억8,294만주, 1조5,203억원으로 전날보다 다소 늘었다.

지수선물 6월물은 65.30에 거래를 마쳐 전날보다 0.75포인트, 1.14% 하락했다. 시장베이시스는 0.12로 콘탱코였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44포인트, 2.04% 내린 69.14를 가리켰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대부분이 이날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미 나스닥지수와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하락 영향으로 삼성전자가 1.45% 하락했다. 반도체 SD램 현물가격이 급등했다는 소식도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올리진 못했다.

한국통신공사, SK텔레콤, 한국전력, 포항제철 등 지수관련 대형주들도 모두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기관의 프로그램 매수가 854억원 이상 나왔지만 내림세를 둔화시키는데 만족해야했다.

현대건설과 현대전자는 하루 종일 데이트레이더의 표적이 되면서 거래량, 거래대금 각각 1위를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1억909만주에 1,244억원어치, 현대전자는 8,380만주, 2,692억원어치 거래됐다. 이날 시장 전체 거래량의 40%에 육박하는 규모다. 현대건설은 2.9%, 현대전자는 7.2% 상승했다.

외국인이 순매도를 나타낸 가운데 개인은 개인은 은행, 증권, 건설주 등을 저가인식 매수하며 325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증권 187억원, 투신 183억원 등 기관도 201억원 매수 우위를 지키며 지수를 방어했다.

장 막판 하락종목이 하한가 16개 포함해 540개로 확대되면서 상승종목 280개에 비해 두배 가까이 됐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대형통신주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사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던 LG텔레콤에 대해 반발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전날보다 8.09% 하락했다. 한통엠닷컴, 한통프리텔 등에 대해서는 외국인마저 매도세에 가담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전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하락종목이 상승종목의 2배가 넘는 408개를 기록했다.

한경닷컴 임영준기자 yjun19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