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에 대한 출자전환이 이뤄지더라도 은행들의 손실은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이런 전망을 바탕으로 은행주는 미마하나마 3일만에 반등하는데 성공했다.

29일 증시에서 은행업종지수는 전날보다 0.07포인트(0.07%) 오른 99.55에 마감됐다.

은행업종지수는 장중 한때 100.99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장 막판 외국인을 중심으로 한 매물이 쏟아지며 100포인트를 넘는 데 실패했다.

은행주 중에서는 우량 은행으로 분류되는 국민 주택은행과 현대건설에 대한 여신이 많은 외환 및 조흥은행이 소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현대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장중 한때 전날보다 8.66% 상승한 2천1백95원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상승세를 지키지 못하고 밀리고 말았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현대건설에 대해 2조9천억원의 출자전환을 실시하면 손실을 입을 것이 분명하지만 예상 손실액이 이미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정태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채권단이 액면가로 출자전환한 뒤 현대건설의 주가가 2천원까지 하락한다고 가정할 경우 60%의 손실을 입게 된다"며 "여기에 유가증권 손실률을 20%로 가정할 때 은행 전체의 손실액은 2천7백49억∼3천8백99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한 위원은 현대건설의 주가가 2천원 이상을 유지하게 되면 은행의 손실 규모도 대폭 감소할 것이라며 상반기 중에 우량 은행에 대한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비해 크레디리요네증권(CLSA)은 현대건설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하게 되면 채권은행들에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부정적인 요인이 더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CLSA는 "이번 현대건설 출자전환은 결국 현대건설 구조조정의 짐을 채권은행단에 전가하는 것이며 앞으로 은행들은 구조조정의 부담을 더 많이 짊어지게 될 것"이라며 "은행주에 대한 비중축소 의견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