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중 국내 경기가 다소 살아났다. 산업용 전력소비 증가율이 증가세로 돌아섰고 생산, 출하 등 실물경제 지표가 전달의 극심한 침체에서는 벗어난 것.

그러나 2/4분기 국내산업경기가 국내외 악재로 침체국면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와, 경기호전을 점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월중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2월중 생산은 내수 및 수출 회복세를 바탕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8.6% 증가했다.

생산증가율 상승은 반도체증가세가 유지되고 자동차 생산이 다소 회복된 데 힘입었다. 반도체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2.1% 증가해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였다.

전달 생산은 0.1% 증가에 그쳐 경기침체가 급가속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었다. 생산증가율은 지난해 8월 24.8%를 정점으로 9월 15.2%, 10월 11.7%, 11월 6.5%, 12월 4.7%로 내리 미끄러져 내려왔다.

평균가동률은 지난해 8월 81.5%를 기록한 이래 꾸준히 내리막을 탔으나 2월 들어 전달보다 1.0%포인트 높아진 74.9%를 기록했다. 출하와 도소매판매도 각각 4.4%, 1.3%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컴퓨터, 통신기기 등 투자부진이 지속돼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감소폭은 둔화됐다.

한편 2월중 산업용 전력소비 증가율은 3.6%로 1월의 -1.8%에서 플러스로 반전했다고 전날 산업자원부가 발표했다.

향후 경기동향을 나타내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1.9%로 전달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전달보다 오르기는 올들어 처음이다.

통계청 박화수 경제통계국장은 "내수가 다소 회복되고 지난해 2월 설 연휴로 인해 생산이 낮았던 상대적 반등요인으로 전달보다 증가율이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지난 98년 8월이 공식적으로 경기저점이었으며 잠정적인 정점으로 보고 있는 지난해 8월까지 확장기간이 24개월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과거 36개월간의 확장기보다 크게 짧아진 것은 IT, 정보통신 등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경기사이클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확장기가 짧아졌다고 해서 수축기도 짧아질 것이라고 예단할 수는 없다"며 "좀 더 두고봐야 한다"고 설명이다.

한편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001년 1분기 산업동향 및 2분기 전망'' 보고서를 내놓고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경기침체 및 국내경기위축, 통상마찰 가중 등 산업경영환경 전반에 걸친 악재로 2분기에도 생산위축과 내수부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