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형 뮤추얼펀드가 허용됐음에도 불구하고 뮤추얼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이 사실상 투자자문사 수준으로 전락하고 있다.

15일 투신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현재 자산운용사의 뮤추얼펀드 잔액은 2조5천49억원으로 작년말(2조8천3백74억원)보다 3천3백25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뮤추얼펀드 잔액은 지난 99년말만해도 6조2천8백61억원에 달했으나 작년 한햇동안 3조4천4백87억원이나 줄었다.

뮤추얼펀드는 지난 1월에도 6천8백46억원 감소했으나 지난 2월부터는 채권형 뮤추얼펀드와 개방형 뮤추얼펀드 판매 등으로 감소세가 주춤해졌다.

그러나 개방형 뮤추얼펀드의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해 자산운용사가 생사의 기로에 몰리고 있다.

지난 13일 현재 개방형 뮤추얼펀드 잔액은 1천9백1억원에 그치고 있다.

회사별로는 SEI에셋코리아가 1천3백44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KTB자산운용 2백11억원 △미래에셋 1백97억원 △마이애셋 61억원 순이었다.

자산운용사중에서 운용하고 있는 뮤추얼펀드가 전혀 없는 회사도 2개나 됐다.

월드에셋은 작년말 62억원을 운용했으나 올들어 만기가 되면서 운용하는 펀드가 완전히 사라졌다.

글로벌에셋도 운용펀드가 하나도 없는 상태다.

운용규모가 1천억원이 넘는 자산운용사는 미래에셋 KTB자산운용 마이다스에셋 SEI에셋코리아 등 4개사에 불과하다.

나머지 회사는 모두 1천억원 미만의 펀드만을 보유,자산운용사라는 이름이 유명무실한 상태다.

대부분 자산운용사들은 이에따라 다른 기관이나 법인으로부터 자산운용을 위탁받아 챙기는 수수료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미래에셋 등 1∼2개를 제외한 자산운용사들은 펀드운용자산보다 위탁자산이 훨씬 많은 상태다.

간판만 자산운용사지 사실상은 투자자문사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