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가 나스닥에 울고 웃는다.

나스닥 주가가 급락하면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 지수도 덩달아 혼절하고 나스닥이 반등하면 한국증시도 다시 기지개를 켜는 동조화 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다.

나스닥 시장이 이처럼 국내 증시를 좌지우지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나스닥의 큰손인 뱅가드 야누스 등 글로벌 테크펀드들의 자산 운용논리에서 찾을 수 있다.

글로벌 테크펀드는 나스닥 상장 IT업체는 물론 세계 각국의 통신·장비업체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기술주 전문 투자펀드.

지난 95년이후 이들 펀드에 유입된 자금만 3천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영향력 또한 막강하다.

글로벌 테크펀드의 자산운용상 가장 큰 특징은 각국 증시의 운용 방침을 나스닥 시황에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증시가 나스닥의 영향권 아래 직접적으로 놓여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글로벌 테크펀드의 입김이 거세다보니 다른 외국인도 이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게 하게되고 나스닥에 연동되는 매매행태를 보이고 있다.

그 결과 한국의 주가 움직임은 나스닥의 붕어빵이 되고 있다.

외국인에 맞설만한 국내 기관투자가나 일반인 세력이 없다는 것도 국내주가의 나스닥 동조화 현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그런 까닭에 나스닥과의 고리가 끊어질수록 시장체력은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런 고리가 당장은 끊어질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나스닥도 아직 불안하다.

조태훈 한국투신증권 선임연구원은 "증시체력이 약한데다 앞으로 이렇다할 호재가 없어 나스닥의 장단에 맞춰 춤을 추는 장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