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시스템통합)관련주는 IT(정보기술)주식치고는 코스닥 시장에서 그다지 주목을 받지못했다.

닷컴주 소프트웨어관련주등 다른 IT주식들이 코스닥 대표종목으로 떠올라 적어도 한두차례 장세를 주도했던 것과 달리 SI주식은 한두종목을 빼곤 대부분 투자자들의 관심권 밖에 머물러왔다.

일부 종목은 등록하자마자 주간사 증권사가 시장조성(주가떠받치기)에 나서야할 정도로 약세를 보였다.

현대정보기술 등 일부 SI업체들은 아직도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어떤 업체가 있나=SI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코스닥에 대거 등록했다.

지난해 3월 쌍용정보통신을 시작으로 현대정보기술 포스데이타 등 대형 SI업체들과 위즈정보기술 디날리아이티 등 중소SI업체들이 잇달아 코스닥에 입성했다.

포스데이타 동양시스템즈 신세계아이앤씨 등은 계열사의 전산구축을 담당하며 성장한 회사들이다.

그룹의 필요에 맞춰 전문화했다는 얘기다.

포스데이타는 모기업인 포항제철의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철강분야 SI업에 전문화했다.

신세계아이앤씨는 모기업인 신세계에서 주로 일감을 따내며 유통전문 SI업체로 성장했다.

금융부문에선 동양증권 등의 시스템통합을 한 동양시스템즈가 있다.

쌍용정보통신은 국방부를 포함한 등 군부대 프로젝트를 수주하는데 주력아고 있다.

또 모아디소프트는 핸디터미날 및 PDA(개인휴대단말기) 솔루션,디날리아이티는 무선부문 SI에 특화된 중소기업이다.

SI기업들이 코스닥이 많이 진출했지만 알짜는 여전히 장외에도 남아있다.

국내 최대 SI업체인 삼성SDS를 비롯해 LG-EDS SKC&C 등은 과거 등록의사를 몇차례 밝혔으나 구체적인 일정은 계속 미루고 있다.

삼성SDS는 지난해 1조2천억원(2000년 기준)의 매출을 올렸다.

삼성그룹내 자체 시스템 구축에서부터 국방 사회간접자본 의료 교통 등 공공부문 및 금융기관 등까지 안 다루는 분야가 없을 정도다.

◇문제는 ''고(高)매출·저(低)수익''구조=전문가들은 SI주식들이 주목받지 못하는 이유를 수익구조에서 찾는다.

외형(매출액)에 비해 실익(영업이익)이 적기 때문이다.

SI란 고객이 원하는 영업에 가장 맞춰 전산시스템을 구축해 주는 것을 말한다.

각각의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네트워크시스템을 서로 상충되지 않게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주는 총괄적인 용역사업인 셈이다.

문제는 SI가 컴퓨터 등 하드웨어 납품에 같이 따라오는 일종의 ''덤''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SI시장내 비중이 10%가 넘는 공공부문의 경우 저가입찰 구조가 일반화돼 있다.

우선 일감을 확보해 놓고 보자는 식으로 경쟁적으로 가격을 낮춰 제시하다 보면 결과적으로 별 이익이 안 난다는 것.그룹 계열사에 대한 높은 의존도 역시 저수익구조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

그나마 SI중 부가가치가 높은 솔루션과 컨설팅은 외국업체들에게 빼앗기고 있다.

컨설팅과 솔루션는 SI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15%에 불과하지만 인건비만 제외하면 전부 영업이익으로 들어온다는 점에서 가장 부가가치가 높다.

현재 일부 국내업체들이 이 부문에 뒤늦게 뛰어들긴 했으나 아직까지 65%이상을 외국업체들이 독식하고 있는 실정이다.

SI업체들의 저수익 구조는 영업이익율을 보면 확연하게 드러난다.

코스닥 SI업체들의 평균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은 6%대로 코스닥 기업 평균치인 12.3%의 절반에 못 미친다.

현대정보기술의 경우 작년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이 3.4%이다.

코스닥 SI업체중 수익성이 비교적 높다는 쌍용정보통신도 영업이익률이 9.3%에 불과하다.

수익성 개선없이는 주가 호황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주가 해외시장 개척에 달렸다=현재 비등록(비상장)SI업체들을 포함,국내에 SI업체들은 줄잡아 1백20개사가 넘는다.

전문분야 개발에 성공한 일부 SI업체 20여개를 제외하곤 별 특성 없이 대체가능한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이리저리 난립하고 있다.

공급과잉 상황에서 수익성 개선을 올리기 위해선 특단의 전략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I업체들은 해외진출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현대정보기술은 지난 1월 베네수엘라로부터 3천억원 규모의 전자주민 카드사업을 수주한 것을 비롯해 파키스탄에도 공공 및 금융분야 정보화사업 진출을 위해 올해중 지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최근 베네수엘라건에 대해 최종 경쟁업체가 현대정보기술의 사업수행 능력여부를 두고 이의를 제기해 논란을 일으켰으나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실제로 주계약자가 재선정된 선례가 거의 없어 사업자가 뒤바뀔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데이타도 인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 프로젝트를 따냈으며 현재 중국 등지로 수출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LG-EDS도 사우디아라비아 경찰청이 추진중인 4천1백억원 규모의 무선 교통관제시스템 구축사업을 따냈다.

디날이아이티는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오는 3월5일 스웨덴의 노키아 등 정보통신서비스업체와 기술홍보 및 투자유치 모임을 가질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국내시장이 포화상태인 만큼 해외시장에서 얼마나 수익을 올리느냐가 SI기업의 주가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도움주신분=최용호 LG투자증권 연구원,정우철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성태형 한양증권 연구원,이시훈 현대증권 선임연구원 ]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