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조선업체들은 지난해 일본을 따돌리며 48%에 달하는 세계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조선사마다 2년반 정도의 일감을 확보해 놓았다.

그러나 수주잔량이 많다는 것은 현재 건조하고 있는 선박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어서 해운시장의 공급과잉과 해운 운임의 하락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미국경기 침체로 인해 해운 물동량이 감소하고 있어 향후 선박 발주량은 크게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보면 조선업황은 정점을 지나 하향 곡선을 긋고 있는 듯 보인다.

지난해 4·4분기 이후의 원화절하는 조선업에 매우 다행스러운 현상이다.

조선업은 매출이 달러로 결제되므로 수익성이 환율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외국인들은 삼성중공업을 적극적으로 매수했는데 그 배경에는 엔화의 절하,그리고 이에 따른 원화의 동반 절하 가능성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런데 엔화의 절하 폭이 원화의 절하 속도보다 더 빠르게 절하될 경우 한·일 조선업체간 수주경쟁이 심화되고 선박가격이 하락해 환율에서 얻는 이득과 상쇄될 것이다.

따라서 조선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은 ''중립''을 유지한다.

환율이 주가의 상승 요인이라고 생각한다면 가장 눈에 들어오는 종목은 현대미포조선이다.

외환위험 노출분이 가장 큰 반면 원화절하시 수익성이 급증하게 된다.

특히 중소형 특수선에 특화되어 있어 일본과 덜 부딪치게 되는 점도 원화절하의 혜택을 극대화할 수 있는 요인이다.

현대중공업은 비영업 비조선 부문에서 주가 상승 요인을 찾을 수 있다.

먼저 98년 18∼20%로 발행했던 고금리 회사채가 올해 8.45%의 저금리 회사채로 차환될 예정이다.

또 현재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중전기 부문의 매출계상이 올해말까지 거의 완료된다는 점도 상승재료다.

그리고 2001년까지 계열분리될 경우 그동안 무수익자산이었던 계열사 주식이 매각돼 수익자산으로 환원될 수 있다는 것 등이다.

현대중공업의 2001년 예상 주당순이익은 3천8백74원으로 PER가 7배에 달해 ''보유''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석유화학 등 계열사 주식 매각이 구체화될 경우 주가는 3만3천5백원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건설부문까지 매각할 경우 주가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

김학주 <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