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유전자 수가 예상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나, 어떤 유전자가 특정 질병과 대응한다는 이전의 가설은 설득력을 잃게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따라서 하나의 유전자에 대한 특허는 실용성이 떨어진다고 인간 게놈 지도를 완성한 미국 생명공학업체 셀레라 지노믹스의 크레이그 벤처 사장은 주장했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12일 이같은 크레이그의 주장을 인용한 뒤 이에 따라 유전자 분석을 통해 신약을 개발하려는 연구자들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영국 등 6개국이 참여한 국제컨소시엄인 인간게놈프로젝트(HGP)와 미국의 생명공학벤처 셀레라 지노믹스가 완성한 인간 게놈 지도에 따르면 사람의 유전자수는 초파리의 두 배 정도에 불과한 3만개 정도다. 당초 예상됐던 10만개의 1/3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벤처 사장은 "하나의 유전자가 하나의 질병에 대응한다거나 하나의 유전자가 하나의 단백질을 생성한다는 기존 가설은 근거를 잃고 있다"며 "이에 따라 단일 유전자에 대한 특허는 덜 유용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생명공학 회사인 휴먼 게놈 사이언스의 윌리엄 하셀틴회장은 "셀레라도 HGP도 유전자 숫자에 대한 충분한 결론을 끌어낼만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반론을 제시했다. 하셀틴은 여전히 사람의 유전자는 10만개 이상일 것으로 믿고 있다.

한편 인간 게놈에 대한 공공 프로젝트인 HGP는 연구 결과를 "네이처"지에 발표했고 반면 민간 기업인 셀레라는 경쟁잡지인 "사이언스"에 연구 내용을 공개했다.

한경닷컴 백우진기자 chu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