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가 가파른 오름세를 타면서 다시 국제금융시장의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관심의 초점은 중국 정부가 올해 중에 위안화 변동폭을 확대할 것이냐의 여부다.

일각에서는 중국인민은행의 의도적인 방치 속에 최근 위안화가 오름세를 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홍콩경제일보는 9일 "환율변동폭 확대를 앞두고 중국인민은행이 시험적으로 변동폭 확대를 지켜보고 있는 것같다"고 분석했다.

중국정부는 1994년 1월1일 고정환율제를 폐지하고 관리변동환율제를 채택,전일 공시가격에서 상하 0.2∼0.3%의 변동폭을 용인해 왔다.

그러나 사실상 달러당 8.2771위안 수준에서 환율을 고정해온 것으로 국제금융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런 사실 때문에 중국인민은행의 태도변화에 국제금융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위안화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이유도 이같은 배경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중국정부가 올해 안에 세계무역기구(WTO)가입이 마무리되면 곧바로 위안화 변동폭을 확대하는 등 신축적인 통화정책을 펼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환율변동폭을 상하 3∼5%로 확대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환율변동폭이 확대될 경우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기(평가절하)보다는 올라갈(평가절상)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다.

외국인 투자가 증가하고 있고 매년 3백억∼4백억달러의 무역흑자가 지속되는 등 외환수급사정이 원활하다는 점 때문이다.

게다가 그동안 위안화 절하 요인으로 거론됐던 동남아 통화가치가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같은 관측의 주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홍콩경제일보는 중국의 수출증대 등에 힘입어 위안화 강세 기조가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국 경제 급랭 여파로 올해 중국 경제가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아 성장률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중국의 대미(對美)수출의존도가 21%나 돼 무역흑자도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1999년 중국의 대미무역흑자는 2백24억달러로 전체 무역흑자의 77%에 달했다.

무역흑자가 급감할 경우 위안화는 절하압력을 받게 되고 그 결과 위안화가치가 떨어지게 되면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은 수출시장에서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