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이 5일 증권업협회장의 비상근화 등을 언급한 데 대해 증권업협회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증권업협회 노동조합은 6일 성명서를 내고 "금융관련 협회장을 상근제에서 비상근제로 전환하고 단임제를 원칙으로 해야 한다는 이 위원장의 발언은 시장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비상식적인 발언"이라며 즉각 취소할 것을 요구했다.

또 "차기 회장 선임을 앞둔 상황에서 비상근제와 단임제 도입을 언급한 것은 금융기관 자율규제기능 강화와는 거리가 멀다"며 "자율적이고 민주적인 절차에 의한 회장선임을 보장하라"고 쐐기를 박았다.

노조는 이어 "시중에는 증권업계의 모 인사가 정치권과의 친분을 이용해 비상근 회장제를 전제로 차기 증권업협회장을 내락받았다는 설이 파다하다"면서 "민생보다는 자리채우기에 급급해하는 일부 정치권의 구태에 정부 고위관료가 맞장구를 치고있다는 수군거림이 있음을 알려준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성명과 별도로 ''주요국 증권협회 회장제도''라는 자료를 내는 등 논리적 대응에도 주력했다.

노조는 이 자료에서 미국증권업협회(NASD)나 일본증권업협회(JSDA)의 예를 거론하면서 상근회장제 운영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한국증권업협회장의 경우 지난 53년부터 76년까지 비상근이었으나 이후 지금까지 상근회장제를 유지해왔다.

증권업협회장에는 지난 4일까지만 해도 배창모 현회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이 위원장 발언 이후에는 대형증권사 사장인 O씨와 선물거래소 이사장을 지낸 L씨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