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장 속에서도 주가가 꼿꼿한 모습을 보였다.

장중 내내 소폭 오름세를 유지하다 장 막판 차익매물이 흘러나오면서 보합세로 마감됐다.

26일 종가는 전날(거래일 기준)과 같은 2만4천2백원.

이날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8일 만에 순매도로 돌아섰지만 한전에 대해서는 ''사자'' 주문을 활발히 내놓았다.

외국인은 지난 22일 11만여주를 순매수한 데 이어 이날도 메릴린치와 워버그증권 창구 등을 통해 85만주 이상 사들였다.

외국인의 이같은 매매패턴은 최근 추세와 상반된 것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은다.

올해 들어 블루칩을 대거 쓸어담았던 외국인은 한전에 대해 매도 우위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외국인 지분율도 지난해말 26.14%에서 지난 22일 기준 25.69%까지 떨어졌었다.

순매도를 보이던 외국인이 매수 우위로 돌아선 데 대해 증권업계는 전력산업 구조개편이 예상보다 빠르게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 등을 그 배경으로 보고 있다.

대우증권 손제성 연구원은 "정부가 2002년 12월로 예정했던 한전 배전부문의 분리시기를 6월로 앞당겼다는 점이 한전 민영화를 재촉하는 시그널로 보인다"고 말했다.

크레디리요네증권 관계자는 "한전이 외국 동종업체에 비해 주가가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는 점이 외국인 매수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올해 들어 외국인의 왕성한 매수 행진에서 소외돼 있었다는 점도 매수세를 일으킨 요인으로 분석했다.

메릴린치증권은 한전의 발전 자회사 분할안이 구체화되는 등 민영화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대목은 긍정적이지만 국제 유가와 원화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지 못할 경우 한전의 수익전망은 밝지 않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배근호 기자 bae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