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 한바탕 M&A(기업인수합병) 바람이 몰아닥칠 전망이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계 증권사들이 현지법인화를 준비하고 있는데다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합친 합병은행의 증권사 인수(설립)가 확실시되면서 중소형 증권사들이 M&A의 타깃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M&A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증권사는 동양증권 리젠트증권 하나증권 교보증권 등이다.

동양증권의 경우 작년말부터 메릴린치와 외자유치 협상을 진행중이라는 소문을 등에 업고 이미 주가가 상당히 올랐다.

동양증권은 지난 13일 자산매각이나 외자유치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대상이나 방법 등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공시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동양그룹이 그룹차원에서 동양증권의 외자유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미 동양투신이 동양투신증권으로 전환한 만큼 동양증권을 완전 매각하더라도 금융그룹의 위상을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동양증권의 파트너로는 메릴린치가 첫손가락에 꼽히고 있다.

메릴린치는 한국지점을 하반기부터 현지법인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소매금융을 하기 위해선 기존 중형 증권사 인수가 더 수월하다고 보고 파트너를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국민+주택''의 합병은행이 동양증권을 인수대상으로 점찍고 물밑 작업을 진행중이라며 동양증권의 움직임에 주시해야 한다고 전하고 있다.

리젠트증권의 경우 ''진승현게이트''로 인해 대주주인 KOL이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KOL은 진승현 사건으로 이미지에 먹칠을 한 만큼 한국 철수를 기정사실화하고 원매자를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OL의 지분이 팔릴 경우 리젠트증권은 상호도 변경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보증권도 M&A 대상에서 빠지지 않는다.

이 회사 고위 관계자가 "외국 증권사가 들어온다면 경영권을 내줄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메릴린치의 파트너가 교보증권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하나증권은 한때 미래에셋에서 탐을 냈었다.

그러나 미래에셋이 한 발 뺀데다 하나증권의 대주주인 하나은행도 기업금융을 위해 증권사를 팔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당분간은 ''만년 M&A후보''로 머무를 공산이 크다.

이밖에 한화증권이 도약을 위해 중소형 증권사의 매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 한화증권의 행보에도 주목해야 할 듯하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