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사채권자들이 풋옵션(조기상환요구)을 행사,이들 사채를 중도상환하는 코스닥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주가가 전환가를 밑도는 데 따른 현상으로 결과적으로 CB 등을 통한 외자유치및 국내 자금조달이 헛일이 됐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현금이 달리는 일부기업은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만기를 연장하고 있어 기존 주주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3일 코스닥증권시장(주)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시스템 와이즈콘트롤 넷컴스토리지 등이 미전환 CB의 일부를 되사들였다.

서울시스템은 지난해 1월 발행한 해외CB(총 1천2백만달러)의 미전환 물량 6백60만달러어치중 5백20만달러어치를 지난달 19일 재매입했다.

서울시스템은 주가추이를 지켜본 뒤 이들 CB의 재매각 및 소각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오는 12일에는 풋옵션(put-option)에 따라 50만달러 규모의 CB를 매입·소각하기로 했다.

서울시스템의 전환가격은 현재 5백92원으로 주가(6백10원)를 약간 밑돌고 있다.

저장장치업체인 넷컴스토리지도 지난해 5월에 발행한 1천5백만달러 규모의 해외CB중 2백만달러어치를 매입해 소각키로 했다고 지난달 29일 공시했다.

크린크리에티브는 지난해 말 채권자들과의 협상을 통해 1천5백만달러의 CB중 1천50만달러를 재매입한 데 이어 나머지 4백50만달러도 풋옵션행사일전에 되사들이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외에 CB 풋옵션행사일을 앞두고 있는 한글과컴퓨터 코네스 등도 재매입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와이즈콘트롤은 주식전환개시 기간이 남아있고 풋옵션 조항이 없는 데도 CB투자자들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대주주 보유주식으로 조기에 바꾸어 주었다.

지난해 3월에 발행한 60억원 규모의 CB중 일부(38억원)를 이상훈 사장 등 대주주가 최근 사들이기로 지난달 28일 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전환개시일은 오는 4월1일이나 주가가 급락하자 CB투자자들이 조기상환을 요구해와 전환가격(1천5백원)대에서 대주주 보유주식과 맞바꿔주었다는 것.와이즈콘트롤 주가는 이날 현재 1천1백80원으로 전환가를 밑돌고 있다.

한편 아큐텍반도체는 이자율과 전환가등 조정을 통해 BW(1천만 달러)의 풋옵션 행사기간을 1년 연장시켰다.아큐텍반도체 관계자는 "미전환물량 1천2백40만달러중 2백40만달러는 이달말 풋옵션행사일에 상환키로 하고 1천만달러는 연장키로 인수자들과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이자율을 연 4%에서 5%로,전환가격은 기존 1천3백50원에서 5백90원으로 각각 조정했다고 덧붙였다.

손성태.임상택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