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위원회가 지난 4월부터 증권사에 허용하겠다고 공언했던 ''랩어카운트(Wrap Account:종합자산관리계좌)''가 결국 해를 넘겨 내년부터 판매될 전망이다.

19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랩어카운트를 판매하기 위해 운용전문인력을 갖추고 투자자문업 등록을 마친 증권사는 이날 현재 한 군데도 없다.

또 증권업협회가 뽑은 금융자산관리사(FP:Financial Planner)를 재정경제부가 운용전문인력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 증권사들이 운용인력확보에 애로를 겪고 있다.

특히 랩어카운트의 표준약관도 고객보호장치를 엄격하게 두려는 금감원과 책임을 덜 지려는 증권업계가 맞서 최종확정안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감원은 조만간 증권업협회와 공동으로 증권사를 상대로 ''랩어카운트 상품 권고안 설명회''를 열 계획이지만 아직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재경부와 금감위는 지난 4월부터 증권사에 랩어카운트를 허용하겠다고 해놓고 지난 9월과 11월에 증권거래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개정, 상품허용의 법적근거를 뒤늦게 마련했었다.

랩어카운트란 증권사가 고객의 투자성향에 따라 주식과 채권 등 운용자산을 적절히 배분해 주고 투자종목까지 추천해 주고 수수료(Wrap Fee)를 받는 상품이다.

삼성 현대 대우 동원 LG투자증권 등 대형증권사는 물론 메릴린치 등 외국증권사까지 랩어카운트 시장 선점을 위해 각각 상품판매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감독당국의 늑장행정으로 랩어카운트의 판매시기가 내년으로 넘겨지게 됐지만 어쨌든 내년은 랩어카운트시장을 놓고 증권업계의 한판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