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에는 좋은 뉴스보다는 나쁜 뉴스가 더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올 연초 종합주가가 IMF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출발했으나 잇따른 악재로 추락을 거듭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거래소는 11일 올해 증시를 멍들게 했던 정현준·진승현 사건과 현대그룹 유동성문제,주식시장 속락 등을 ''2000 증시 10대 뉴스''로 선정,발표했다.

◆정현준·진승현 사건=20,30대 신예들이 신용금고와 상장사(코스닥등록사)를 연결고리로 불법대출과 주가조작을 벌였다.

정씨와 진씨는 벤처기업을 지렛대로 금고를 인수하고,이곳에서 불법대출을 받아 생긴 자금으로 주가조작을 하는 수법으로 부를 축적해 오다 덜미가 잡혔다.

이들 때문에 자금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현대그룹 유동성문제=지난 4월27일 현대건설의 유동성 위기가 발발한 뒤 11월까지 증시의 발목을 잡아왔다.

한국 제1의 재벌그룹의 유동성 위기는 현대차그룹 분리,정몽구·몽헌 형제의 반목과 화해 등을 반복하면서 재계와 자금시장을 들썩거리게 했다.

◆주가 폭락=거래소시장 종합주가지수는 연초 1,059.04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지난 8일 534.81로 49.5%나 하락하면서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현물시장에서는 증시폭락으로 인해 처음으로 지난 4월17일과 9월18일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코스닥활황과 침체=코스닥 지수는 연초 266.0에서 지난 8일 68.41로 무려 73.7%나 폭락했다.

그러나 2월에는 거래대금이 거래시장을 추월하며 활황을 보이기도 했다.

◆2차 기업 퇴출=금융당국에 의해 50여개의 기업이 무더기 퇴출판정을 받아 청산,법정관리,매각 등의 운명에 처했다.

◆사이버매매와 데이트레이딩의 급성장=지난 10월 말 현재 사이버계좌수는 3백65만개에 육박,전체활동계좌의 41.5%를 차지했다.

사이버매매와 데이트레이딩 규모는 전체 거래의 55.0%와 일평균거래량의 46.0%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증권사의 매매수수료 인하경쟁도 격화되고 있다.

◆외국인 순매수 사상 최대=올 하반기들어 주춤하고 있지만 외국인들의 순매수 규모는 올들어 지난 8일까지 10조7천3백15억원에 달해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으며 외국인 보유주식의 전체시가총액 비중도 사상 처음으로 지난 9월 30%를 넘어섰다.

◆채권시가평가제=지난 6월30일 금융기관의 부실을 공개한 데 이어 7월부터는 금융기관 보유채권을 시장가격으로 평가하는 시가평가제도가 도입됐다.

◆증권시장 균형발전방안 발표=전·후장 구분폐지 및 점심시간 개장,상장 요건의 다양화 등 시장 진입요건이 개선됐다.

◆제3시장 도입=3월29일 4개사로 출범했다.

현재는 1백25개사가 등록,거래되고 있으나 증시침체 영향으로 거래는 미미하다.

남궁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