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민영화계획이 차질을 빚으면서 ''민영화 테마주''의 부상 가능성이 사실상 물건너 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초 포항제철의 민영화에 이어 올해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려했던 한국전력 한국담배인삼공사 한국통신 등 대형 공기업들의 민영화작업이 난관에 봉착했다.

이에따라 증시의 ''민영화 테마주''형성에 대한 기대감은 물건너 갔으며 외국인도 공기업 주식에 대해 ''매도우위''로 돌아섰다.

한국전력의 경우 민영화의 토대가 되는 ''전력산업 구조개편 촉진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에 상정돼 있고 이를 위한 공청회도 23일 열릴 예정이나 노조의 반발과 국회의 공전으로 통과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외국인 지분한도 확대에 따라 매수우위를 보이던 외국인은 지난 21일부터 이틀연속 순매도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21일 5만2천주를 순매도한데 이어 이날은 무려 49만주를 내다 팔았다.

이 영향으로 한전 주가는 지난 16일부터 5일연속 하락,2만7천6백원에서 2만4천8백원으로 떨어졌다.

증권업계에서는 한국통신 노조가 전력산업개편안이 통과될 경우 24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키로 결의한 상태라 외국인이 적극적인 매도우위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통신도 비슷하다.

정부는 당초 한국통신 지분 59%를 외국인에게 매각하는 방법으로 올해말까지 33.4%로 낮춘다는 계획이었으나 차질을 빚고 있다.

외국인은 한국통신 사장의 전격경질이 IMT-2000 사업권자 선정과 연관된 것이 아니냐며 투자를 유보하고 있다.

실제 외국인은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4일연속 순매도를 보였다.

이날은 소폭 매수우위로 돌아섰다.

담배인삼공사도 올해안에 해외 EB(교환사채)나 DR(주식예탁증서) 등의 방식으로 정부지분을 매각할 예정이나 주가가 낮아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한 외국증권사 관계자는 "외국인은 공기업의 민영화정도를 구조조정에 대한 정부 의지를 가늠하는 주된 잣대로 삼고 있다"며 "국내 여건으로 민영화일정이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투자를 망설이고 있어 민영화 테마주 형성은 요원하다"고 지적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