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재촉하는 가을비가 소리없이 내린다.

산야의 나무도 단풍잎을 떨구고 조용히 동면을 준비한다.

주변에서 부는 바람이 잠잠하니 증시도 가을비마냥 차분하다.

주가가 잘 떨어지지 않으니 기대감이 생기기도 하지만 잘 오르지도 못하니 실망감이 되살아나기도 한다.

그러나 속이 든든한 나무는 겨울에도 조금씩 자라듯 증시에도 겨울에 자라는 나무가 있게 마련이다.

3·4분기 성적표를 보면 경기수축이란 찬바람 속에서도 속살을 불린 기업이 눈에 띈다.

겨울에도 키를 키우는 나무가 아닐까.

허정구 기자 hu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