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기업 퇴출''이란 2차 구조조정의 칼날 위에서 증시가 이틀째 용틀임을 했다.

전문가들은 만성적인 악재였던 불확실성이 과감한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기대감으로 약화된 때문으로 설명하고 있다.

''바닥을 쳤다''는 관측은 지배적이며 단기 상승랠리를 점치는 전문가도 늘어나고 있다.

"금명간 결정될 현대건설의 처리와 3일로 예정된 퇴출기업 발표가 시장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경우 주가는 60일 이동평균선 부근인 630선까지 미니 랠리에 나설 수 있다(이창훈 맥쿼리IMM자산운용 상무)는 낙관론도 등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2∼3일이 중대한 고비가 될 것으로 한결같이 지적하고 있다.

◆바닥쳤나=대부분의 증시전문가들은 바닥을 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춘수 대한투신 펀드매니저는 "D램가격 하락세,국제유가 상승,동아건설에 이어 현대건설의 법정관리 가능성등 나올만한 모든 악재가 모두 노출된 상황에서 강한 반등이 나타난 만큼 480∼500선부근이 바닥이라는 것은 확인된 셈"이라고 말했다.

이창훈 상무도 "경제시스템이 붕괴되지 않는 한 주가가 다시 500선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희박해보이며 최근 반등세는 불확실성으로 인해 과도하게 하락한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취약한 수급구조,D램가격 하락세,불안한 해외증시,경기하강 등 주변여건을 고려할 때 반등세가 추세전환으로까지 연결되기에는 다소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달 18일 장중저점 485선과 31일 483의 쌍바닥을 만든 뒤 박스권(480∼550)의 상단부근까지 올라왔다.

◆어디까지 반등할까=추세전환으로 보는 시각은 드물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반등세가 좀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론 전제조건이 있다.

향후 2∼3일내 모습을 드러낼 부실기업 퇴출 결과가 시장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것.강성모 동원증권 시황팀장은 "현대건설의 강력한 자구노력과 그에 대한 은행의 화답이 오가면 시장은 호의적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퇴출 작업 결과가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면 지수 600선까지는 무리없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물대를 보면 570∼600선에서 한차례 저항이 불가피해 보인다.

510∼540선에 걸쳐 있는 두꺼운 매물벽은 일단 통과했다.

문제는 570∼600선의 밀집된 매물대다.

시황분석가들은 그러나 주가가 500선에 머문 기간이 한달 정도에 불과해 현재의 강세기조만 유지되면 매물대 돌파는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물론 최근 3일간 저점에서 65포인트(13.45%) 급등한 만큼 단기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변수=시장참여자들은 동아건설과 현대건설에 대한 채권단의 조치와 김대중 대통령이 10월31일 국무회의에서 "기업퇴출을 엄격하게 처리하라"고 강조한 대목을 주목하고 있다.

이는 최대악재였던 구조조정의 불투명성이 사라질 것이란 기대감을 투자자들에게 불어넣었다.

그 결과 절대 저평가된 주식에 대한 수요가 되살아났다는 것이다.

외국인이 최근 매수우위로 돌아선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보인다.

김기환 삼성투신운용 상무는 "향후 전개될 기업 구조조정의 강도에 따라 주가가 좌지우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