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나 특수관계인들은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헐값으로 발행해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

그러나 일반투자자들은 요즘까지도 주식연계채권(CB와 BW) 대량발행으로 인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일반투자자들은 CB및 BW가 상장되는 시점에서 주가급락을 감내해야 했다.

헐값에 CB나 BW를 인수한 이들은 이를 주식으로 전환한 뒤 가격을 불문하고 매물로 내놓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따라 주식매물출회시점에서 주가가 1∼2일씩 하한가를 기록하는 경우마저 심심찮게 발생했다.

특히 상장사가 발행한 사모 CB의 경우 발행 후 1년이 지나야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지만 등록기업은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았다.

결국 대부분 등록기업들은 CB 발행즉시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고 주가는 즉각적인 영향을 받았다.

헐값발행은 장기적으로도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무분별한 CB나 BW의 주식전환으로 유통주식수가 크게 늘어난 것.

특히 주가 하락국면에서는 유통주식수가 많은 것이 큰 약점이 된다.

전형범 LG투자증권 조사역은 "지난해 만해도 증시가 호황이어서 CB및 BW 물량이 큰부담으로 작용하지는 않았지만 주식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후유증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CB나 BW 발행이 회사체질 개선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시스템.

이 회사는 지난해 7월2일 80년만기 80억원의 BW를 발행했다.

회사측은 당시 ''발행목적을 신규사업투자와 재무구조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BW 발행으로 회사에 들어온 돈은 고작 1억원에 지나지 않았다.

만기, 할인 같은 채권관련 용어에 익숙지 않은 일반투자자들은 회사에 80억원이 들어오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다.

공시사실을 믿고 주식을 장기보유한 투자자들만 손해를 보게 됐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