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타워테크놀러지스(리타워텍)가 결국 구설수에 올랐다.

리타워텍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M&A(기업 인수합병)''란 독특한 방식을 유행시켜 관심을 끌어온 업체이다.

◆''봉이 김선달식'' 사업 확장=리타워텍의 전신은 산업용 송풍기와 보일러 부품을 만들던 파워텍이다.

리타워그룹의 찰스 스팩맨(한국명 최유신)이 지난 3월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회사를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사명은 물론 사업영역까지 변경했다.

아시아지역 인터넷 지주회사가 목표다.

리타워텍은 지주회사 변신과 관련,지금까지 12개의 계열사 및 관계회사를 M&A했다.

파트랜드 비즈투비즈 리눅스인터내셔널 고려정보시스템 에이원닷컴 등을 비롯 최근엔 아시아넷까지 인수했다.

독특한 점은 계열사 인수에 거의 자금을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수대상을 골라 돈을 주고 경영권 확보가 가능한 지분을 사들인다.

그 다음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증자분을 해당회사 대주주에게 넘기고 이 회사에 지급한 대부분의 자금을 거둬들인다.

결국 돈 한푼 안들이는 ''김선달식''M&A를 해왔다는 얘기다.

리타워텍 주가는 기업변신 과정에서 폭등세를 보였다.

올해초 2천4백10원이던 파워텍의 주가는 리타워 그룹의 인수설이 나돌며 지난 1월27일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35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증시 초유의 기록이었다.

지난 5월18일에는 36만2천원(액면가 5백원)까지 올랐다.

감독당국은 이 과정에서 주가조작 혐의를 포착해 조사에 착수한 것이다.

◆형식은 적법,내용은 ''글쎄''=리타워텍의 계열사 인수방식은 현행법상 전혀 문제가 없다.

주식을 맞교환하는 스톡 스왑은 국내법에는 근거가 없다.

계열사에 지분 인수대금을 지급했다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물량을 안겨 회수하는 방식은 전혀 문제가 없다.

아시아넷 인수과정도 마찬가지다.

특별법인인 그레이하운드가 리먼브러더스에서 빌린 1억5천만달러를 3번 회전시키면서 주식 소유권을 옮긴뒤 이 자금을 리먼브러더스에 되돌려주는 형태를 취했다.

엄청난 자금과 지분이 오고 간 그레이하운드는 단순한 중개역할을 했을뿐 법적 하자는 없다.

재정경제부도 이 부분에 대해선 적법성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속내용을 들여다 보면 얘기는 틀려진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에선 ''합법적인 사기''라는 혹평까지 나오고 있다.

먼저 증자의 성격이 문제가 된다.

증자는 이자부담 없는 자금이 전제가 된다.

증자후 들어온 자본금과 주식발행초과금은 재무구조 개선에 큰 보탬이 된다.

리타워텍은 계속된 유상증자에도 불구하고 유입자금은 전혀 없다.

모두 계열사 지분과 맞바꾸는데 쓰였다.

결국 리타워텍 주식은 계열사들 실적이 부진할 경우 휴지조각으로 전락한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