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의 주식투자가 어느 정도 약효를 낼 수 있을까.

정부의 증시부양안에 따르면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체신보험기금등은 올연말까지 총1조5천억원어치의 주식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일단 이 금액이 투입될 경우 불균형 상태인 증시내 수급상황을 어느 정도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기금이 당초 주식투자에 나서기로 한 싯점은 24일부터다.

하지만 아직 주식투자자금을 맡길 위탁운용사를 결정하지 않아 24일부터 본격적으로 주식을 사들일 수는 없는 형편이다.

어쨌든 조만간 위탁운용사가 결정되는 대로 주식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시가총액이 큰 대형 우량주가 주요 관심 종목으로 꼽히고 있다.

시장을 떠받치고 시장수익률을 따라가기에도 이런 종목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국인이 주식을 계속 팔아댈 경우에는 연·기금이 주식을 사도 시장부양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투자 시기=연·기금이 시장에서 직접 주식을 사는게 아니다.

일단 주식투자자금을 투신사나 자산운용사에 맡겨(펀드가입) 이들 회사가 주식을 사게 한다.

그러나 국민연금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체신보험기금은 위탁운용사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올 연말까지 약 7천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보이는 국민연금은 위탁운용사를 25일께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 체신보험기금도 위탁운용사를 정하지 못했다.

사학연금 관계자는 "내부적인 사정으로 약간 지연되고 있어 이번주중에는 위탁운용사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편입 종목=주식매수자금은 연·기금쪽에서 나오지만 주식편입종목은 운용기관이 결정하거나 서로 협의해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증시부양차원에서 본다면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우선적으로 편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학연금의 한 주식운용 관계자는 "증시부양을 위해 시장을 떠받칠 수 있는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통신등 대형 우량주 위주로 사들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한 관계자는 "주식을 60% 이상 편입할 수 있는 성장형 펀드에 투자자금을 위탁운용할 것"이라며 "한꺼번에 주식을 사기보다 시장사정에 따라 우량주 위주로 매수해 나가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효과=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이 매수우위로 돌아서고 연·기금이 주식을 사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의 매도물량을 받아가면서 사들인다면 큰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얘기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김종철 투자전략부장은 "주가가 충분히 하락해 있는 만큼 투자시점상 유리하다"며 "주가상승기에 추격매수하는 것보다 낫다"고 설명했다.

미국계 펀드평가사인 모닝스타(Morning Star)코리아의 정병선 사장은 "연·기금은 중장기 투자자인 만큼 운용실적이 우수한 위탁운용사를 제대로 골라 주식투자를 활성화하면 미국처럼 시장 안정의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