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의 민영화가 완료되고 한국중공업의 민영화 일정이 확정됨에 따라 ''민영화 테마주''가 부상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시에서는 정부가 포철의 민영화를 예정대로 완료한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이같은 민영화 진행은 기업구조조정을 강도높게 추진한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져 외국인의 매수열기를 강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민영화주가 단기간내 증시의 테마주로 부상하기는 힘들다고 보고 있다.

이날 포철의 주가가 기대와는 달리 하락세를 보인 데다 증시를 둘러싼 전반적인 여건이 불안해 외국인이 단기간내 민영화주를 매집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시여건이 안정되고 국회가 정상화돼 민영화관련 법안이 통과될 경우 민영화주는 증시의 상승을 선도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단기적 테마주 부상은 힘들듯=포항제철의 민영화가 이날 완료됐다.

산업은행은 보유 중인 포철 주식 6.84%(6백59만주) 중 4.6%(4백43만주)를 해외 주식예탁증서(DR) 형태로 뉴욕 증시에 매각했다.

잔여물량 2.24%(2백16만주)는 포철이 오는 10월4일 장 마감 후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사들이기로 했다.

증시에서는 당초 포철의 민영화가 완료되면 포철 주가가 강세를 보여 민영화주가 테마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포철은 이날 3.26%나 하락했다.

애널리스트들은 DR 발행으로 외국인 지분율이 45%로 높아진 데다 한도도 철폐돼 외국인이 당장 주식을 사려하지 않아 이같은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김경중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DR 발행 이후에 원주값이 오르는 것이 보통이지만 포철의 경우엔 그 반대가 됐다"며 "포철 민영화의 효력은 시간을 갖고 점차 가시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론 테마주 가능성=그렇지만 중장기적으론 민영화주가 테마주로 떠오를 공산이 크다.

키를 쥐고 있는 외국인의 신뢰를 공고히 한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의 관심이 많은 한국통신과 한국전력의 민영화도 예정대로 추진될 것이란 믿음으로 연결돼 매수세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실제 외국인은 한전과 담배인삼공사의 경우 지난 26일부터 4일 연속,한국통신의 경우 28일부터 2일 연속 순매수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으로 미뤄 증시주변 여건이 안정되고 민영화관련 법안이 통과될 경우 외국인의 매수열기는 뜨거워질 공산이 크다.

박준범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이 포철 민영화를 계기로 기업구조조정에 대한 신뢰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의 관심이 뜨거운 한전의 민영화를 이루기 위한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민영화주는 강력한 테마주로 부상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M&A바람이 불어올 수도=포철의 민영화와 한중을 비롯한 다른 공기업의 민영화계획 확정은 ''M&A(기업인수합병)바람''이라는 또 다른 부산물을 몰고 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포철의 경우 당장 1인당 주식소유 한도가 풀렸다.

재벌기업들이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다.

한중도 다음달 중 정부지분 51%가 매각될 경우 대기업간의 인수경쟁이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온기선 동원경제연구소 이사는 "민영화주의 덩치가 워낙 커 단기간내 테마주 부상은 힘들 것 같다"면서 "대신 소유제한이 풀려 외국인과 대기업의 지분확보 경쟁이 벌어질 경우 증시에 M&A테마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