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2단계 금융구조조정안 발표 이후 외국인과 국내기관의 매매패턴이 달라지고 있다.

투신을 비롯한 국내기관은 순매수 규모를 늘려가고 있는 반면 외국인은 여전히 매도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일부 외국계 증권사는 2단계 금융구조조정안이 긍정적이긴 하지만 단기간에 실천되기 어렵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이에따라 외국인은 삼성전자등 반도체 관련주에 국한했던 매도종목을 은행주등으로 넓혀가는 모습이다.

특히 26일 외국인의 은행주 매도 이유에 대한 해석중 하나로 감자(減資)가능성이 대두돼 투자자들로 하여금 경계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국내기관 동향=국내기관은 지난 25일 6백90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인데 이어 26일에도 9백8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국내기관은 2단계 금융구조조정안이 발표되기 이전인 지난 20일 1천7백79억원,21일 31억원,22일 4백6억원등의 매도우위를 보였다.

투신사의 경우 지난 25일 2백86억원어치를 순매수한데 이어 26일에도 4백1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투신사는 지난 24일을 기점으로 순매수로 전환했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매수규모를 늘리고 있다.

국내기관은 지난 25일 국민은행을 47만주나 사들였으며 한빛은행(8만9천주) 하나은행(6만6천주) 대우증권(13만3천주) 삼성증권(7만주)등 금융주를 골고루 매수했다.

26일에도 우량은행을 중심으로 금융주를 2백50억원어치 이상 순매수했다.

◆외국인 동향=외국인은 2단계 금융구조조정안이 발표되기 직전인 지난 22일부터 다시 매도공세를 펴고 있다.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지난 22일 1천9백52억원,25일 1백79억원,26일 9백37억원 등이었다.

금융구조조정안이 발표돼 시장이 상당히 안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매도우위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아직까지 2단계 구조조정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딘플레밍증권은 2단계 금융구조조정안에 대해 "긍정적이지만 단기 작업으로는 지나치게 방대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함께 공적자금이 투입될 경우 감자를 우려하고 있다.

노무라증권 창구를 통해 외국인이 제주은행을 60만주 이상 한꺼번에 매물로 내놓은 것도 이와 관련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전까지는 공적자금이 투입되더라도 감자가 없을 것이란게 정부의 방침이었지만 이에대해 투자자들이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남상덕 금감위 조정협력관은 "개별은행의 감자여부는 손실분담의 원칙 아래 경영개선계획에 대한 평가와 실사결과를 갖고 그때가서 결정할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망=2단계 구조조정안의 발표로 투자심리가 안정되긴 했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 많다.

내부적으로는 공적자금 투입은행의 감자에 대한 우려가 불식되지 않은 상태며 합병이 진행될 경우 합병비율등 고려해야 할 것들이 한둘이 아니다.

이와함께 뉴욕증시 동향등 외부변수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실제 외국인은 구조조정방안과 관계없이 반도체 관련주를 지속적으로 팔고 있다.

금융주보다 반도체주의 매도규모가 훨씬 크다.

전문가들은 투신사에 2조5천억원의 자금이 수혈돼 매수여력이 확충되긴 했지만 지난해와 같은 큰 폭의 매수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한결같이 지적한다.

오히려 해외변수에 따른 외국인의 행보가 더 중요한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