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후 주가는 어떤 곡선을 그릴까.

당장 국제유가 급등세, 더블위칭데이, 반도체주 불안, 외국인 순매도세 등 악재가 쌓여 있다.

추석연휴 동안의 미국주가 동향도 변수다.

중장기적으로는 경기둔화 조짐, 추가적인 구조조정 과제 등이 부담이다.

이런 악재가 이미 알려져 있고 주가가 그동안 큰폭으로 하락했다는 점은 호재다.

국내외 전문가들의 추석이후 장세전망을 들어본다.

<> 이정자 HSBC증권 서울지점장 =추석이후 4~5일간 바닥확인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750선에서 650선대로 1백포인트나 떨어져 기술적인 반등이 예상되는 시점이다.

반등시엔 하락폭이 컸던 삼성전자, SK텔레콤 등이 앞장설 것이다.

시장외적인 최대 변수는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 안정되느냐 여부다.

고유가는 치명적인 악재다.

유가가 배럴당 40~50달러로 치솟으면 물가 등 경제전반에 큰 주름살을 만들게 된다.

이같은 "오일쇼크"는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신속한 구조조정 여부 역시 관건이다.

그나마 경기가 괜찮을 때 구조조정 속도를 더 내야 한다.

외국인들은 지금까지의 구조조정이 부채비율 축소 등 재무적인 면에 치우친 불완전한 구조조정으로 여기고 있다.

대기업의 투명경영, 수익중시 경영 등 경영마인드의 구조조정이 절대로 필요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앞으로 몇년간 주가 1,000선 회복은 힘들 것이다.

경기둔화를 염두해 둔다면 경기방어주에 관심을 둬야 한다.

<> 온기선 동원경제연구소 이사 =올들어 주가는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거꾸로 보면 좋은 주식을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경기둔화, 반도체경기 논쟁, 유가급등 등 굵직한 악재가 시장에 어느 정도 반영됐기 때문이다.

반도체가격은 비수기를 지난 10월이후 점차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외국인은 추석이후 삼성전자 현대전자에 대한 매도규모를 급격히 줄여 나가다 이때쯤 재매수에 나설 전망이다.

국제유가도 단기간에 급등한 탓에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런 점에서 추석이후 연말까지 종합주가지수는 현재보다 약 20~30% 상승할 전망이다.

본격적인 반등계기가 마련되면 저금리에 만족하지 못한 부동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하락폭이 컸던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전력이 투자유망하다고 본다.


<> 보초병(본명 박동운) 사이버투자전략가 =추석전 급락에 따른 급등보다는 점진적으로 침체국면을 벗어나려는 시도가 많을 것이다.

일단 증시안팎의 여건은 우호적이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미국 반도체지수의 불안한 오르내림, 고유가 지속에 따른 물가상승과 그로 인한 금리인상 압력및 수출상품의 원가부담 등이 그렇다.

하지만 증시변수는 일방적이지 않다.

긍정적인 요인도 있다.

정부가 금융권 구조조정으로 인해 나타나는 금융경색을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적 등 내재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하락한 종목도 많다.

추석이후 650선을 전후로 지지선이 다시 설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지선이 확인되면 한단계 반등해 700선 회복이 예상된다.

강한 반등세가 나타나기 위해선 거래량이 5억주를 웃돌아야 한다.


<> 이홍재 한국투신 펀드매니저 =종합주가지수는 600~85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취약한 수급여건상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지속될 경우 600까지 밀릴 수 있다.

유가고공 행진, 추석이후 금리인상 가능성 등으로 국내 경기가 급속히 냉각되고 고비용 구조로 전환될 우려가 없지 않다.

연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가 많아 자금시장도 불안하다.

그러나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최근 장세흐름은 부정적인 요인들이 주가에 반영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그 과정은 막바지 국면에 다다른 것으로 판단된다.

오히려 연말이후 국내 경기의 안정궤도 진입, 저금리 지속, 구조조정 마무리에 대한 앞선 기대감으로 반등을 예상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추석연휴동안 미국 반도체주 등의 동향이 관심이다.

14일 선물.옵션만기일(더블위칭데이)의 대규모 프로그램매물은 수급개선 효과를 낼 수 있어 일시적인 충격을 주는데 그칠 것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