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이 고급정보를 입수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마땅한 채널도 없거니와 그렇다고 정보를 살 만큼 돈이 많은 것도 아니다.

또 정보를 입수했다하더라도 대개 이미 한물간 정보이기 일쑤이다.

개미들은 통상 그럴싸하고 "따끈한" 정보를 접하게 되면 금새 솔깃해진다.

그러나 이때부터 냉철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 어려워지게 마련이다.

"누군가가 매집한다" "외국인이 마구 사들인다" "주주총회에서 무슨 발표가 있다" "대주주가 지분을 유지하기로 한다" "무슨 신규사업을 한다" "외자유치를 한다" "무슨 계약을 체결한다" 등이 개미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대표적인 정보다.

이런 정보들 가운데다 뒤늦게 사실로 밝혀지는 것도 있겠다.

그렇지만 역정보일 가능성도 적지않다.

게다가 사실이더라도 자신의 귀에 들어올 시점에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시장이 침체에 빠져있을 때 그럴듯한 정보가 판을 치게 마련이다.

이런 때일수록 개미들의 "지푸라기 잡는 심정"을 이용하는 역정보도 많아진다.

지난 달 20일께 한 개인투자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한시간 가량 통화가 이어졌다.

코스닥시장의 리타워텍 주식을 갖고 있다는 그는 "회사와 관계 있는 사람으로부터 중요한 정보를 들었다"며 "주식을 더 살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래서 "정보의 내용이 무었이냐"고 내가 따져 물었다.

그는 "외국계 대형펀드가 8월에 리타워텍에 큰 규모로 투자를 하며,이에따라 주가가 지금의 최소한 두배 이상 올라 대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항상 개미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이지만 "대박설"이 마구 흘러 다니는 종목치고 대박이 되는 경우란 거의 없다.

그래서 필자는 그에게 "일단 그것이 내부자정보라면 어떤 보장도 받기 힘들다. 주식을 사들이기보다는 일단 추세를 지켜보면서 판단해도 늦지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너무 큰 기대를 갖지 말라고 했더니 그는 꽤 실망하는 눈치였다.

그런 대화가 있고 난뒤 리타워텍의 주가는 등락을 거듭했다.

그는 그 회사 주식을 더 사지도,그렇다고 팔지도 못하고 있었다.

필자는 "일단 관망해보고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강한 상승세로 돌아서지 않는 한 굳이 주식을 들고 있을 필요가 있겠냐"고 말했다.

그후 8월8일 장중 고점 14만5백원을 찍은뒤 매일 저점을 낮추면서 하락했다.

나는 "거래량이 늘면서 저점이 낮아지고 있으니 매도하는게 좋겠다"고 권유했다.

그래도 그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눈치였다.

그는 정보의 위력을 더 중시하고 있었다.

거래량이 늘면서 주가가 낮아지기에 거래량의 내용을 확인해보았더니 대주주 물량이 출회된다는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잔뜩 개미들의 기대를 부풀게 해놓고 대주주는 지분 처분의 기회로 삼은 것이었다.

리타워텍 주가는 8월25일 현재 5만7천5백원으로 고점대비 59%나 하락했다.

그는 내부자 정보가 자기에게 돌아왔을 때는 이미 죽은 정보이거나 도움이 안 되는 정보라는 것을 뼈저리게 경험한 셈이다.

정보에 의한 투자판단은 위험성이 너무 크다.

따라서 가장 좋은 투자습관은 기술적 분석을 기본으로 하되 정보는 단지 참고자료로 활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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