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주식시장도 수급불안 속에 약세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시장의 수요 기반이 여전히 취약하고 뚜렷한 매수주체도 없기 때문이다.

증시 수요의 바로미터인 고객예탁금이 계속 줄고 있는 점도 증시 전망을 어둡게 한다.

지난 4월 12조원에 달했던 고객예탁금이 4개월만에 3조원이상 빠져나갔다.

증시를 떠나는 자금도 투신권보다는 안정적인 은행권을 선호하고 있어 증시의 매수기반이 더욱 위축되고 있다.

외국인의 순매수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큰 버팀목이다.

하지만 매수의 강도가 점차 줄고 있어 여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태다.

반면 증시에 우호적인 여건도 적지 않다.

미국경제가 인플레 수반없이 안정성장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국증시도 변동성이 축소되면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또 국내 금리가 안정세를 띠고 있는 데다 현대그룹 문제도 정몽헌 회장의 사재 출연을 계기로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증시는 악재에 대한 내성도 강화돼 있으나 호재성 재료의 약발도 제한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수상으로는 700∼760선에서 박스권 장세를 형성할 공산이 크다는게 지배적 의견이다.

◆주식시장=가장 큰 변수는 선물거래와 연계된 프로그램 매매의 동향이다.

선물과 옵션 9월물의 만기가 오는 9월14일로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여전히 8천억원대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수차익거래 잔고 청산 물량이 쏟아져 장을 짓누를 것이란 견해도 나온다.

선물이 현물을 뒤흔드는 장세를 최근 며칠간 경험했기 때문에 만기일이 다가올수록 투자자들이 몸을 사릴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낙폭이 커지면 자생적으로 저가매수세가 유입돼 지수가 크게 밀리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일반적이다.

대우증권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프로그램 물량이 쏟아지면서 낙폭이 커지면 이를 저점매수 기회로 활용하려는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며 "시장을 너무 비관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장기간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대규모 부동자금의 ''증시유입론''도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신영증권 김인수 연구원은 "회사채수익률과 은행 예금금리가 하락하면서 주식시장의 투자매력이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약 2백30조원으로 추정되는 부동자금이 증시로 방향을 틀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이번주는 박스권내에서의 단기매매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반등시 매도,조정시 매수를 병행하는 기술적 매매가 유효하다는 것이다.

외국인 선호주와 재료보유 저가 중소형주,업종 대표주도 여전히 주목할 만하다.

◆선물시장=박스권 내에서 움직이면서 하방경직성을 다지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대우증권은 지난주의 하방경직성을 바탕으로 94∼95선의 저항선 돌파를 시도하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매수차익잔고 청산 부담과 투자자들의 단기매매 성향이 줄어들지 않고 있어 큰 폭의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LG투자증권은 91선을 지지선으로,94선을 저항선으로 설정해 매매할 것을 조언했다.

◆채권시장=지난주에 전개된 지루한 횡보세를 이번주에도 벗어나긴 어렵겠지만 소폭이나마 금리가 오름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다.

인플레 압력과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심리적 상승압력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증권은 이번주 국고채수익률은 7.85∼8.05%,회사채수익률은 8.95∼9.15%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분석했다.

LG투자증권은 금리의 하방경직성이 강해지는 가운데 좁은 범위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했다.

배근호 기자 bae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