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자금시장 안정대책을 내놓음에 따라 주식시장의 자금사정도 한결 나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해소시켜 단기 부동화된 시중자금을 증시로 이동시키는 촉매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손동식 미래에셋 펀드매니저).

그러나 당장 큰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은 작다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현재 주가가 선물과 연계한 차익거래에 휘청거리는 단기수급 불안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정부대책은 시장참여자들의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도 "시장내부의 수급문제(프로그램매매) 때문에 당장은 큰 빛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금대책의 증시 효과=회사채 보증확대,프라이머리CBO활성화 등을 골자로 한 정부의 자금안정책은 회사채 시장을 조속히 정상화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다.

회사채시장을 살리지 않고서는 증시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현실인식이 깔려 있다는 지적이다.

최권욱 코스모투자자문 사장은 "시중자금의 단기 부동화를 부채질하고 주가발목을 잡고 있는 금융불안 심리가 차츰 해소될 것으로 보는 시장참여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장인환 사장은 "정부대책이 먹혀들고 자금시장이 안정을 찾아가는 조짐이 나타나면 추석전후를 기해 주가가 상승탄력을 받고 뒤이어 시중자금이 증시로 이동하는 장면이 나타날 개연성이 높다"고 밝혔다.

''자금시장 안정→투자심리 회복→주가상승→시중자금의 증시이동→주가상승''의 선순환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추석전후 주가동향=과거 사례에서도 연중 최대 자금성수기인 추석을 전후해 주가는 정부의 자금시장 안정대책 등에 힙입어 대부분 상승세를 보였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91년부터 99년까지 9년간 추석후 10일간 주가는 추석전 10일에 비해 평균 4.96%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증권은 이날 발표된 추석자금난 대책도 호재로 작용,추석을 전후해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향후 전망=이날은 정부대책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크게 밀렸다.

9천억원에 달하는 매수차익거래(현물매수,선물매도) 잔고가 풀린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전날 매수차익거래 영향으로 크게 올랐던 주가가 이날 청산(매도차익거래)되면서 주가가 되밀렸다는 것이다.

강신우 템플턴투신운용 상무는 "정부대책이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실망매물이 나왔다고 할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강 상무는 "대외적으로 주가를 크게 움직일 만한 모멘텀이 사라진데다 매수차익거래에 대한 부담으로 주가는 당분간 680∼750의 박스권에서 횡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박스권 탈피시기로는 추석연휴가 끝나고 선물 9월물의 만기일이 겹치는 내달 14일이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손동식 펀드매니저는 "주가가 박스권 위로 강하게 벗어나려면 경기정점에 대한 우려감이 사라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