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엔지니어링이 아펙스를 흡수합병한다.

두 회사는 모두 반도체 장비업종의 벤처기업으로 코스닥에 등록(상장)돼 있다.

두 회사간 합병은 코스닥 벤처기업간 최초의 통합 사례인데다 같은 업종간 합병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주성엔지니어링은 17일 반도체 전공정장비업체인 아펙스를 시너지효과 등을 제고하기 위해 흡수합병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주성엔지니어링과 아펙스의 합병비율은 1 대 0.214다.

주성엔지어링은 이를 위해 19만4천7백여주의 신주를 발행키로 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의 황철주 대표는 "양사의 반도체 전공정장비 분야를 통합함으로써 시너지효과를 높이고 중복투자에 따른 원가절감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합병을 결의했다"고 말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합병에 따라 약 3백억원 이상의 추가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합병 후 임원을 제외한 아펙스 전직원을 고용승계할 방침이다.

아펙스의 이청배 기술담당 책임자(CTO)는 "차세대 공정인 탈타늄CVD분야에서 국내시장을 놓고 주성측과 소모적인 경쟁을 벌임으로써 인적·물적자원의 낭비가 심했다"며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합병이 최선이라 판단돼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아펙스는 반도체 전공정장비인 MOCVD의 개발을 완료,지난 7월께 시제품 두대를 현대전자에 납품하는 등 본격적인 양산체제를 준비해왔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오는 11월6일 합병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따라서 합병에 반대하는 양사의 주주들은 주총일 전까지 반대의사를 표시,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주성엔지어링과 아펙스의 주식매수청구권 예정가액은 각각 1만7천6백28원과 3천3백29원이다.

한화증권 유승진 애널리스트는 "코스닥의 벤처기업이 사업다각화 및 수익모델 확보 등을 위해 장외벤처를 인수하는 사례는 많아도 같은 업종의 코스닥기업을 흡수합병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선두업체가 후발 또는 2,3위업체를 흡수하는 동업종 벤처기업간 합병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양사의 전격적인 합병은 사업다각화를 도모하고 있는 주성측과 영업력에 있어서 한계에 봉착한 아펙스의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펙스는 지난 97년 코스닥등록 이후 3년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올 상반기에서도 매출액 28억원에 16억원의 반기 순손실을 기록할 정도로 경영상태가 지속적으로 악화됐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