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가 다시 랠리에 들어간 것일까.

상장사의 상반기 실적이 발표된 16일 반도체 관련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6.64% 올랐으며 현대전자와 아남반도체는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신성이엔지 미래산업 케이씨텍 디아이 등 장비업체들도 일제히 어깨춤을 췄다.

반도체주의 급반등에 힘입어 종합주가지수도 2.24%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증시에서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반도체주가 큰 폭의 오름세로 돌아선데다 반도체경기 하강 논쟁이 점차 수그러들고 있는 점이 외국인의 ''사자''를 부추긴 것으로 보고 있다.

또 3·4분기와 4·4분기의 반도체 수요증가를 미리 내다보는 선취매가 적지 않아 추가상승을 예견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급등 배경=전문가들은 크게 두가지 이유를 꼽는다.

첫째 미국시장에서 반도체경기 하강 논쟁이 수그러들고 있다.

15일(뉴욕 현지시간) 미국의 모건스탠리 딘위터증권의 저명한 애널리스트 마크 에델스톤은 "현재의 반도체 경기사이클이 향후 18∼24개월 동안 유지될 것으로 믿는다"며 "재고 통제가 잘 되고 있는데다 계절적인 PC수요 증가도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7월초 반도체경기 하강 논쟁에 불을 댕겼던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의 조나단 조셉도 전날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목표주가를 상향조정,종전의 입장을 바꿨다.

이런 전망에 따라 뉴욕증시에서 반도체주는 연 3일째 상승세를 보였다.

대우증권의 전병서 연구위원은 "반도체경기 하강 논쟁은 아직 이르다"며 "계절적으로 D램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고 외국인이 반도체주를 선취매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또 반도체 주가가 실적에 비해 턱없이 낮은 것도 ''바이 세미컨덕터(Buy Semicondoctor)'' 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예컨대 반도체 장비업종인 신성이엔지 다아이 미래산업 등은 경상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주가는 연초대비 40% 정도 하락한 상태다.

◆추가상승 가능한가=메리츠증권 최석포 연구위원은 "D램가격의 약보합세가 한달여간 지속되고 있으나 오는 8월24일 인텔이 CPU가격을 15% 인하하면 PC메이커들이 반도체구입을 대폭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D램가격의 상승가능성을 점쳤다.

다만 주가가 상승추세를 그릴 수 있을지에는 이견을 보이고 있다.

대우증권 전 위원은 "반도체산업의 펀더멘털이 좋아 상승세를 그릴 것으로 본다"며 ''반도체 랠리''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러나 메리츠증권 최 위원은 "여건은 좋으나 자금시장 및 현대문제 등이 수면 아래서 항상 복병으로 대기하고 있다"며 횡보세를 예상했다.

남궁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