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자구책에 대해 현대와 채권단이 예상보다 빨리 합의에 도달하자 주가는 일단 호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주말 하락했던 종합주가지수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20일 이동평균선을 상향돌파했다.

현대 관련주 역시 초강세를 보였다.

외국인도 순매수세를 이어갔다.

지난 5월이후 시장을 짓눌렀던 현대사태라는 악재를 완전히 떨쳐낸 것일까.

국내외 시장관계자들은 "완전히 해소됐다"는 시각보다는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향후 자구책이 차질없이 실행돼야 한다는 점에서 주가엔 단기호재로 그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관련주 초강세=현대관련주 24개(우선주 포함)중 현대중공업,현대차2우B,현대정공2우B를 제외한 21개 종목이 상승했다.

현대증권은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보유 유가증권및 자산매각,교환사채(EB)발행등을 통해 자금조달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현대건설도 상한가까지 오른 3천3백35원을 기록했다.

정주영 명예회장의 지분(6.1%)매각이 발표돼 계열분리가 앞당겨질 현대자동차는 1백50원 오른 1만7천3백원에 마감됐다.

현대전자는 각각 3백50원 오른 1만9천7백50원,현대증권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국내외 시장관계자 반응=시장관계자들 대부분은 현대건설 유동성 확보방안의 실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UBS워버그증권의 리처드 새뮤얼슨 서울지점장은 "해결의 방향은 제대로 잡았지만 현대건설의 유동성확보를 위한 자구책은 단기간에 이뤄질 수 있는 게 아니다"는 견해를 밝혔다.

시장이 채권단과 현대의 실행의지를 계속 지켜볼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는 현대차의 계열분리에 대해선 긍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엥도수에즈 WI카증권의 와히드 버트 조사분석담당 이사도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주가가 상승해 시장이 만족하는 것같으나 자구책이 충분한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자구책의 실행여부와 나머지 부채에 대한 처리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구책이 실행되더라도 현대건설의 부채는 4조원가량 남아있게 돼 부담"이라며 "채권금융기관이 단기부채를 장기로 전환해 주거나 부채를 탕감해주지 않고 그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을지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의 이종우 연구원과 SK증권의 강현철 조사역은 "현대문제가 다시 잠복됐다"고 표현했다.

"현대가 굴복한 게 아니고 정부가 양보한 것"이라며 "현대건설 채권금융기관이 만기연장등으로 급한 불을 끌 수 있으나 근본적인 처방은 아니다"고 말했다.

◆주가 전망=미국 주가등 해외변수,국내 경기흐름 변수와 함께 이처럼 진행형인 현대 변수를 감안하면 연말까지 종합주가지수가 650∼90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됐다.

버트 이사는 650∼800,새뮤얼슨 지점장은 700∼900,이종우 연구위원은 650∼850을 내다봤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