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종목 대(對) 거래소의 중소형주''

대형주를 선호하는 기관투자가와 외국인의 매매가 시들해져 개인투자자의 움직임에 장세의 초점이 맞춰지자 중소형 종목이 많은 코스닥과 거래소의 중소형주를 상호 비교하는 논쟁이 증권가에서 벌어지고 있다.

먼저 코스닥의 먹구름이 쉽게 걷힐 것 같지 않기 때문에 증권거래소의 중소형 종목으로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는 분석이 고개를 들었다.

현대그룹의 구조조정문제 타결 등으로 인한 거래소 종목의 상승세가 코스닥의 하락세와 비교해 돋보이자 거래소 중소형주 우세론은 목소리를 더 키우기 시작했다.

반면 증권가에서는 자본금 규모면에서 중소형주들이 대부분인 코스닥시장을 떠나 거래소의 중소형주에만 매달리면 후회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목소리도 동시다발적으로 나오고 있다.

IT업종의 중소형주들이 밀집돼 있는 코스닥의 매력은 아직도 유효하다는 주장들이다.

◆가열되는 논쟁=대우증권은 14일 거래소 중소형주의 투자메리트가 부각된다는 내용의 자료를 공개,일반인들의 초점을 거래소쪽으로 대거 유도했다.

대우의 주장은 거래소나 코스닥이나 대형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식었다는데서 출발한다.

기관들이 순매도 기회를 엿보고 있는데다 거래소시장의 경우엔 프로그램 매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대우증권은 또 중소형주의 경우엔 코스닥과 비교해 거래소 종목들이 메리트가 있는데다 매기가 거래소 중소형주 쪽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지나치게 거래소의 중소형주로 편중되는 투자는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않다.

동양증권의 구권림 투자전략팀 과장은 "PER(주당순이익과 주가를 비교하는 척도) 수준 등으로 본다면 거래소의 중소형주들이 싸게 보일 수는 있다"고 밝혔다.

구 과장은 그러나 "과다한 유상증자로 인해 생긴 코스닥의 수급 문제만 어느 정도 해결되면 코스닥 고유의 성장성이 돋보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전한 코스닥 예찬론=세종증권은 중기적 관점에서 오히려 코스닥종목을 매수할 시점이 왔다는 분석자료를 14일 발표했다.

이 증권사는 코스닥은 미국의 나스낙 및 일본의 자스닥과 비교해 과다하게 저평가된 상태라고 밝혔다.

세종증권의 임정석 연구원은 "코스닥엔 단 한해의 수익으로도 10년 이상을 먹고 살 수 있을 정도의 성장성을 갖춘 기업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코스닥증권시장(주)의 도양근 대리는 "닷컴 바람은 한 풀 꺾였지만 수익성있는 IT(정보기술)기업에 대한 투자자 관심은 여전히 높다"고 밝혔다.

코스닥의 경우 특히 거래대금의 70% 정도가 IT종목들인데 이같은 업종 특성을 증권거래소에서는 찾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코스닥시장만의 고유한 매력이 있어 중소형주를 선호하는 개인투자자의 속성상 코스닥을 쉽게 떠나지 못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양홍모·임상택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