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기업들이 공모자금의 절반 이상을 금융상품이나 유가증권에 투자하는 등 현금자산으로 운용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증권시장(주)은 지난해 등록한 기업중 공모금액이 2백억원을 넘는 11개 업체를 대상으로 금년 1.4분기까지의 공모자금 사용내역을 비교한 결과 이처럼 조사됐다고 밝혔다.

조사대상은 한통하이텔 주성엔지니어링 심텍 LG홈쇼핑 로커스 코리아나화장품 CJ39쇼핑 아시아나항공 드림라인 삼지전자 동진쎄미켐 등이다.

이들이 공모한 자금은 모두 1조2천3백3억원으로 이중 장단기 금융상품이나 상품 유가증권 투자 등 현금자산으로 운용하는 규모는 전체의 51.2%인 6천3백1억원으로 집계됐다.

외부자금 상환에 쓰인 돈은 4천1백25억원이었고 1천1백27억원은 타법인 주식을 사들이는데 사용됐다.

건물 등 유형자산 확보에 쓰인 돈도 7백5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이들의 공모자금 사용처는 당초 계획과 크게 차이나 났다.

이들은 공모전 배포한 사업설명서상의 사용계획에서 외부자금 상환에 39.0%를 쓰겠다고 밝혔다.

다음이 운영자금(33.2%) 시설자금(22.7%) 연구개발(2.8%) 타법인출자(2.3%) 등이었다.

외부에서 들여다 쓴 돈은 일정대로 갚았지만 시설확충이나 연구개발에는 소홀했다는 얘기다.

타법인 출자는 당초 계획의 4배 가량 이뤄졌고 사용계획에는 없던 현금자산 보유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증시 관계자들은 "시설자금이나 운영자금은 1.4분기 이후 집행될 수 있고 집행전에는 은행 등에 현금자산으로 운용될 수 있다"면서도 "현금자산 비중이 너무 높아 자금의 효율적인 운용이라고 보기는 힘든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돈을 끌어 모아놓고 "방만한 사업확장" 등에 쏟아 붓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